보훈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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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일근
작성일 2006-01-22 (일) 10:37
ㆍ조회: 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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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즉결처분’ 국가에 거액 배상 판결
 

 

한국전쟁 당시 상관에게 살해됐음에도 전장에서 도망치다 붙잡혀 사형당한 것처럼 기록이 조작돼 50년 넘게 `비겁자'의 오명을 뒤집어썼던 고 (故) 허지홍(당시 대위)씨 유족에게 국가가 거액을 배상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로 한국전 발발 이후 상관에게 `즉결처분'을 당하고도 단순히 전사하거나 실종된 것으로 처리된 상당수 군인 유족들이 국가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허씨 유족은 상관의 사건기록 조작 사실을 뒤늦게나마 법원 재심판결을 통해 입증했지만 즉결처분 관련 기록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을 것으로 보여 `국가적불법행위'로 숨졌음을 밝혀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1부(한명수 부장판사)는 22일 허씨의 미망인 박모(77.여)씨와 아들(58)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측에 1억7천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전쟁 당시 상관이었던 김모씨는 허씨를 살해한 뒤 사형이집행된 것처럼 기록을 위조해 원고들이 진상을 밝힐 수 없게 한 사실이 인정된다"며"김씨의 행위로 원고들이 입은 정신적 손해를 피고는 배상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피고는 허씨 사망 당시 유족에게 어떤 통지도 하지 않았고 원고들은53년이 지난 2003년 법원의 재심결정이 내려지면서 허씨가 살해된 점을 비로소 알게된 만큼 소멸시효가 완성됐다는 피고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배상 액수와 관련, "아내 박씨는 남편의 생사여부를 통지받지 못한 채아들을 양육해 왔고 연금 지급대상에서 제외되면서 국가유공자법 상의 교육 및 취업보호 혜택을 누리지 못한 점, `도망친 군인'의 유족이라는 신분상의 불이익을 받아온 점 등을 감안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육사 3기로 임관한 허씨는 대위로 근무하다 한국전쟁에 참전했으나 지휘관 자질이 부족해 파면된 전력이 있는 연대장 김모씨에 의해 작전 실패 등을 이유로 전장에서 `즉결처분'됐다.

 

즉결처분은 참전 군인들이 적을 발견하고도 도망치는 적전비행(敵前非行)에 대해 지휘관이 해당 군인을 독자적 판단에 따라 처형하는 제도로 한국전쟁 발발 직후 군사적 열세로 전선이 계속 남하하는 상황에서 급조됐다.


김씨는 정당한 사유도 없이 저지른 즉결처분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고 허씨가 적전비행 때문에 기소돼 군사재판을 거쳐 사형된 것처럼 고등군법회의 판결문과 사형집행 기록을 위조했다.


유족은 군 당국으로부터 어떤 통지도 받지 못해 허씨가 전사했을 것으로만 알고 있다가 뒤늦게 이런 기록 위조 사실을 알고 재심을 청구해 2003년 10월 수원지법에서 재심개시 결정이 내려졌다.


수원지법은 같은 해 12월 "허씨에 대한 군사재판은 열리지 않았을 뿐 아니라 관련 기록이 조작된 사실도 인정된다"며 공소기각 판결을 내렸고 이듬해 부산지방보훈청은 허씨를 국가유공자로 등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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