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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팔공산
작성일 2011-03-02 (수) 20:35
ㆍ조회: 195  
IP: 210.xxx.30
한국 핵개발의 역사와 수준 그리고 주변국의 입장

 

 

한국의 핵무장 논의


 

 들어가는 말
 

 한국도 이제는 핵무장을 해야 할 때가 된 것 아니냐는 주장들이 2010년 말엽 이후 본격적으로 개진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제 핵무장을 할 때가 된 것 아니냐는 견해는 북한의 핵을 제거하려는 공허한 노력에 환멸을 느낀 학자, 언론인, 지식인들 사이에서 급격히 확대 되고 있다.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신문 광고, 사설 , 핵 무장을 생각해 볼 때 가 되었다는 주제의 세미나에 이르기 까지 한국의 핵 무장론은 이제 본격적인 궤도에 오른 사회적 담론이 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핵 무장 주장이 단순한 분노심 혹은 감정의 발로 수준의 논쟁이어서는 안 될 것이며 그 정당성에 관해 높은 수준의 논리를 보유한 설득력 있는 정품 이론이 되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이 핵무장을 한다는 일은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있는 물리학적 능력 뿐 만 아니라 한미 관계는 물론 주변 강대국들과의 국제정치적 역학 관계의 맥락 속에서 이루어져야 할 일이기 때문에 보다 더 사려깊은 논의를 필요로 하지 않을 수 없는 주제다.
 
 본 논문은 최근 야기 되고 있는 한국의 핵 무장론은 그 자체 정당성과 타당성을 가지고 있다는 전제 아래, 다음의 주제들에 관해 논해 보고자 한다.
 
 첫째는 한국 핵개발의 역사에 관한 것이다. 한국은 언제부터 핵개발에 신경을 써 왔는지 현재 그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의 여부를 아는 일은 핵 무장론의 기본이 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는 한반도 주변 국가들의 한국 핵무장에 대한 입장을 분석하는 것이다. 이미 지적했듯이 한국이 핵무장 한다는 일은 국제정치적인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서는 이루어 질 수 없는 일이다. 한국의 핵무장론이 설득력을 얻기 위해서는 한반도 주변 국가들의 입장을 먼저 분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한국 핵개발의 역사 - 박정희 시대
 
 한국은 핵개발의 역사가 있다. 핵발전소를 만들었다 혹은 핵공학을 연구했다는 의미에서가 아니라 ‘핵폭탄’의 개발을 구상하고 핵무기 제조를 시도 한 적이 있었다는 의미에서 그렇다는 말이다. 80년대 말엽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반도의 핵문제라 함은 북한의 핵 개발로 야기되는 국제문제를 의미하는 것 이었지만 1960년대 - 70년대 국제사회로부터 핵확산의 의혹을 받았던 정부는 북한이 아니라 오히려 대한민국 이었다.
 
 물론 북한은 1950년대부터 핵개발을 시작 했지만, 60-70년대 대한민국의 핵 개발 계획이 국제사회에 주는 충격은 북한이 야기하는 충격보다 훨씬 더 큰 것이었다. 80년대 초반에 간행된 핵확산 관련 저서들에 북한의 이야기는 거의 없었다. 오히려 대한민국의 핵보유 시도가 더욱 중요한 국제이슈 였었다.
 
 한국의 핵무기 개발은 박정희 대통령 재임 당시 구체적으로 불거졌던 일이다. 물론 대한민국 정부, 혹은 박 대통령이 핵무기를 제조 할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표명한 적은 없었다. 다만 당시 대한민국 정부와 박대통령은 대한민국이 핵무기를 개발 할 수밖에 없는 조건을 분명한 언어로 제시 하고, 그 같은 요구사항이 충족되지 못할 경우 대한민국도 핵개발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명확하게 말 했던 것이다.
 
 한국이 핵무기 보유를 생각한 것은 물론 국가안보상 긴급 상황이 발생했었기 때문이다. 즉 1970년대에 있었던 한국의 핵무장 논의는 주한 미 지상군 철수 계획과 그 기원을 같이 하는 것 이었다. 당시 핵무장 논의는 한국이 핵무장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느냐의 여부에 관한 것은 아니었다.
주한미군이 철수할 경우 대한민국은 북한의 침략 앞에 스스로를 지킬 수 있을 것이냐에 더욱 큰 관심을 둔 “의도” 에 관한 논의였다.
 
 미국의 대 한반도 군사정책은 물론 미국의 입장과 이익에 의거하는 것이었지만 카터 대통령은 국제정치에도 소위 “도덕적” 잣대를 적용, 독재국가인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미국이 군사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없다는 해괴한 논리를 전개한 사람으로, 주한 미군 철수를 아예 대통령 선거의 공약으로 제시했던 사람이다. 당시 북한보다 군사력이 열세에 있었던 대한민국은 미군의 주둔, 특히 미군이 보유하고 있던 전술핵무기에 대한민국의 국가안보를 크게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북한의 남침위협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카터가 원하는 수준의 민주주의를 이룩, 카터의 미군철수 정책을 되돌린다는 것도 사실상 난망(難望)한 일 이었다.
 
 박정희 정부는 주한미군 철수라는 절박한 상황 속에서 핵개발이라는 “정치적” 수단을 채택했다. 당시 주한미군의 철수는 당시 한반도 전쟁 억지력의 근간을 이루었던 미국군의 전술핵도 완전 철수 되는 상황을 의미했다. 당시 한국의 핵무장 시도는 미국으로 하여금 핵을 적어도 전부 철수 할 수 없도록, 미국에 대해 군사적 외교적 압력을 가하는 수단이었다.
 
 북한은 1970년대 중반 무렵 언제라도 서울을 향한 선제공격을 단행 할 수 있는 병력을 휴전선에 집중 시켜 놓은 상황이었고, 현실적으로 북한의 선제공격을 억지할 수 있는 수단은 주한미군의 전술 핵무기 뿐 이었다. 결국 주한미군의 전술핵이 철수하는 경우 남북한의 군사력 균형은 북한에 압도적으로 유리한 상황으로 바뀌게 될 판국 이었다.
 
 결국 박정희 대통령은 1975년 6월 26일 워싱턴 포스트와의 대담에서 “미국이 만일 핵우산을 철수 한다면 핵무기를 포함하는, 우리 생존을 보장 할 수 있는 모든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겠다.” 고 천명했던 것이다.
 
 박정희 대통령의 핵무장도 불사한다는 언급이 당시 한국이 핵무기 개발능력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이미 당시 국제사회는 대한민국이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는 잠재적인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었고, 박정희 대통령은 이 같은 분위기를 의도적으로 활용 했고 성공했던 것이다.
 
 박 대통령의 핵무장 시도는 미국 사회의 주한미군 철수론을 양분시켰다. 당시 미국의 저명한 국제정치 학자였던 루돌프 럼멜 교수는 주한미군을 철수시킴으로서 한국을 핵무장 시키는 것은 주한미군이 지속적으로 주둔하는 것 보다 훨씬 불량한 정책이라고 카터 행정부를 질타했다.
 
 싱글로브 장군 같은 사람은 카터의 철군 정책에 반대, 직위를 해제 당하기까지 했을 정도 였다. 결국 카터 미국 대통령은 선거 공약이었던 자신의 주한미군 철군 정책을 전면 포기하는 좌절을 했다.
 
 2010년대의 핵 개발 논의
 
 1970년대 박정희 대통령에 의한 핵개발 논의와 달리 2010년대 한국의 핵 개발 논의는 민간 부분에서 먼저 번져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 그러나 2010년대의 핵무장 논의 역시 한반도의 안전 보장이라는 심각한 우려에서 연원하는 것이라는 점은 마찬가지다. 1970년대의 그리고 40년 후인 현재의 한국의 핵 무장론은 모두 국가안보를 위한다는 생각에서 출발 한 정책 합리적(Policy-Rational)인 주장이다.
 
 물론 시대도 변했고 한반도 안보 상황도 대폭변했다. 그러나 2010년대의 한반도의 안보 조건이 70년 대보다 특별히 개선 된 바는 없다는 것이 솔직한 분석이다. 현재 한국의 핵무장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목표가 핵폭탄을 물리적으로 보유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일이다.
 
 1970년대나 2010년대의 핵 무장론은 모두 핵보유라는 수단을 통해, 다른 목적을 이룩하겠다는 점에서 목적도 동일하다. 2010년대의 핵 무장론은 한국의핵 무장을 통하지 않고 북한의 핵무기를 철폐할 도리가 없다는 단순한 진리에서 나오는 것이다. 핵을 가지지 않은 나라가 기왕 보유한 상대방의 핵을 빼앗을 수 있는 방법은 현실적으로 없다.
 
 한국은 그동안 이처럼 말이 되지 않는 허상을 좇기 위해 북한과 수 십년 동안, 효과가  전혀없는 협상을 벌여 온 것이다. 2010년 대 한국의 핵 무장론은 북한의 핵을 제거하기 위한 궁극적 방법에 무엇인가에 관한 현실적인 인식 결과다. 다만 2010년대의 핵 무장론은 1970년대의 핵 무장론에 비해 그 대상이 더 많아졌고 복잡해 졌다는 차이가 있다.
 
 1970년대의 핵 무장론은 주로 미국의 카터 행정부에 압박을 가하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2010년대의 핵 무장론은 북한은 물론 중국과 미국을 압박하는 카드로 사용 될 수 있는 다차원의 것이다. 물론 1970년대 박정희 대통령은 핵개발과 자신의 목숨을 바꾸었다는 말도 있었듯이 핵무장의 논리가 호락호락 할 수 있는 쉬운 일은 결코 아니다. 핵보유는 물리학이기 이전 국제정치학이며 아인슈타인 박사의 말처럼 ‘국제정치학은 물리학보다 훨씬 어려운 것’ 일수 있다.
 
 2010년대 한국 핵 무장론의 국제정치학적 함의
 
 오늘 우리가 핵무장 하자고 주장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북한의 핵보유에 대한 현실적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사실 북한의 핵위협을 막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대한민국의 핵 뿐이다. 아무리 미국이 핵우산을 펼쳐 준다고 해도 그것은 100% 신뢰할 수 있는 약속은 아니다.
 
과거 프랑스가 핵무장을 고려했을 때 미국은 자신이 프랑스를 보호 해줄 것이라며 프랑스의 핵무장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프랑스 사람들은 미국이 ‘파리를 보호해 주기 위해 뉴욕을 희생시킬 각오가 되어있는지’ 에 대해 물었다. 결국 프랑스 인들은 파리를 보호할 수 있는 핵무기는 프랑스가 보유한 핵무기 밖에 없다고 결론 내렸다.
 
 미국은 프랑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대한민국의 핵무장을 반대할 것이다. 북한의 핵미사 일이 미국까지 도달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미국의 핵우산이 진정성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미래 어느 날 북한의 핵 미사일이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는 날, 미국은 정말 서울을 보호하기 위해서 로스 엔젤레스를 희생할 각오를 해야 할 지 모른다. 미국측의 분석에 의하면 북한의 미사일이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날이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다고 한다.
 
 대한민국은 미국의 선의를 믿는다. 그러나 한국이 핵을 개발하는 것이 미국이 원하는 북한의 핵 폐기를 보다 효과적으로 이룩할 수 있는 일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현재 대한민국의 핵 무장론은 북한이 핵을 폐기할 경우 함께 폐기될 것이라는 전제하에 논의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2010년부터 급격하게 대한민국 일각에서 핵무장론이 제기 되어다는 사실의 배후에는 중국의 놀라운 행태가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중국은 2010년 3월 천안함의 공격을 받아 군함을 잃고 수 십 명의 병사를 잃은 대한민국의 입장을 이해하거나 지지한 적이 없다. 한국이 미국과 합동군사훈련을 벌일 때 중국은 ‘미국만 없다면 한국을 손 보았을 것’ 이라는 막말을 하기도 했다. 다 무너져가는 북한 체제를 떠받쳐주는 기둥 역할을 함으로써, 중국은 대한민국의 국가 대전략인 통일전략을 정면에서 훼방하고 있다.
 
 중국이 한국을 이토록 협박하고 있는데 한국이 대처할 수 있는 수단이 무엇인가? 미국의 저명한 국제정치학자 미어세이머 교수는 자신 저서의 한국판 서문에서 앞으로 더욱 강해질 중국에 대처하기 위해서 한국은 핵무장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충고해 주고 있다. 중국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마치 명나라에 조공을 바치던 조선 정도로 생각 한다면 대한민국의 선택은 극히 제한 될 수밖에 없다. 조선처럼 중국에 굴종하며 살지 않기 위해서는 핵무장은 필수가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요즘 논의되는 대한민국 핵 무장론이 중국과 맞장 뜨기 위해서가 아니라는 사실을 중국은 이해해야 한다. 북한의 핵개발을 억지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지렛대를 가지고 있는 중국이 북한의 핵무기 폐기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는 것이 한국 핵 무장론의 본질이다. 중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북한의 핵을 폐기 시킨다면 중국은 대한민국의 핵무장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한국의 핵무장 능력과 한국 핵무장 카드의 파워
 
 유도선수는 자신의 힘만으로 싸우지 않는다. 상대방의 힘으로 상대방을 제압 하는 경우도 많다. 한국이 만약 서너 발의 핵폭탄을 만들었다면 그것은 북한의 핵을 무력화 시키는데는 결정적인 것이 되겠지만 중국이나 미국을 위협할 수준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핵무기는 막강한 파워를 가지고 있다. 한국의 핵무기를 서너발 보유한다는 사실은 수백발의 일본 핵무기를 의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과 중국은 한국의 핵무장이 초래할 연쇄 반응, 특히 일본의 반응에 주목해야 한다. 일본의 핵무장은 중국에게는 악몽이 될 것이다. 중국 사람들은 일본의 핵무장이 중국의 악몽인 것처럼 북한의 핵무장은 대한민국의 악몽이라는 사실을 이해해 주어야 할 것이다. 한국은 20년간 악몽에 시달려 왔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은 지금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과학적 실력을 갖추고 있기는 한 것인가?  핵물리학자가 아닌 국제정치학자가 이 문제에 결정적인 대답을 할 수는 없다. 다만 북한의 과학기술로도 가능한 것이며, 66년 전에 미국이 만들었고, 지금 미국 일류 공과대학 대학원생들도 돈만 있으면 만들 수 있다는 핵무기를 세계의 공장을 자처하는 대한민국이 만들 수 없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만들지 못한다면 그것은 물리학 실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국제정치학 실력이 부족해서 일 것이다. 이제 한반도 주변국들은 한국이 핵무장을 하면 안 된다는 국제정치학적 근거들을 다 잃어 버렸다. 반면 대한민국은 핵무장을 고려해야 할 국제정치적 근거들을 거의 완전하게 구축해 놓은 상태다.
 
 이춘근(한국경제연구원 외교안보연구실장/ http://blog.naver.com/choonkunlee)
 
 * 이글은  북한 지 2011년 3월호 기고 논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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