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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마
작성일 2008-06-07 (토) 23:20
ㆍ조회: 247  
IP: 211.xxx.165
물 물 물....
'비싸면 안마시면 그만'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요하네스버그에서 경험한 수도 민영화의 악몽
인권실천시민연대 (cshr)

2003년 나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요하네스버그의 오렌지팜 지역을 취재했다. 오렌지 팜은 요하네스버그의 대표적 빈민지역인 소웨토에서도 쫓겨난 사람들이 정착한 곳이다. 황량한 벌판에 다 쓰러져가는 판잣집들이 늘어서 있었고 여기엔 80만에서 150만 명 정도의 사람들이 살고 있다고 한다. 마당엔 큼직한 플라스틱 박스가 하나씩 설치되어 있었다. 빛바랜 집들에 비해 플라스틱 박스들은 설치 한지 얼마 안 된 것들이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수도 계량기였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것보단 좀 더 크고 복잡해보였다. 바로 선불제 수도계량기(Pre-paid Water Meter)였다. 미리 돈을 내고 카드를 사서 그 돈만큼의 물만 공급받을 수 있는 장치다. 가난한 이들에게 수도요금을 받지 못할 것을 대비해 요하네스버그의 수도회사가 도입한 시스템이다.


요하네스버그의 수도가 민영화 된 것은 2001년부터다. 오랜 백인통치를 끝내고 만델라 정권이 들어섰지만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 한 것은 아니었다. 세계은행은 세계화란 이름으로 남아공에 대한 개발을 지원하면서 공공부문의 민영화를 요구했다. 그 중 하나가 물의 민영화다. 요하네스버그의 상수도사업은 프랑스의 다국적 기업 수에즈의 수중(요하네스버그 워터)에 넘어갔다.

요하네스버그 워터는 상수도 사업을 하면서 가난한 사람에게도 깨끗한 물을 공급할 것처럼 얘기했다. 하지만 그들이 한 일은 수도망을 확대하고 정비하는 것이 아니라 가난한 동네에 선불제 수도계량기부터 설치했다. 그들의 관심사는 가난한 사람들이 수도요금을 떼먹지 못하게 하는 것이지 그들에게 더 많은 물을 더 효율적으로 더 깨끗하게 공급하는 것은 아니었던 셈이다. 요하네스버그 워터가 진출하기 전 오렌지팜 사람들에게 수도요금은 사실상 공짜였다. 마을 공동수도에서 물을 길어다 쓰거나, 집에 수도가 있는 경우면 그냥 썼다. 다만 돈을 내지 못했을 뿐이다. 

남아공의 상수도가 민영화되면서 또 한 가지 주목할 부분이 있다. 바로 집단 콜레라 발병이 늘었다는 점이다. 요하네스버그 중심가 근처의 대표적 빈민 밀집지역인 알렉산드라. 알렉산드라의 판잣집들은 주스케이 강 근처에 몰려있다. 수도공급이 어려워지자 사람들은 더러운 강물을 생활용수로 이용했고 그 결과 콜레라 발생이 증가한 것이다. 이들에게 요하네스버그 워터의 깨끗한 수돗물은 그림의 떡일 뿐이다. 이 지역엔 선불제 수도계량기 조차 찾아볼 수 없었으니 말이다.

블루 골드(BLUE GOLD). 세계 다국적 기업들은 앞으로 닥쳐올 물 부족 시대를 대비해 앞 다투어 물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석유보다 더 비싼 물은 더 이상 공공재가 아니라 아주 큰 이윤을 가져다주는 하나의 상품, 즉 ‘푸른 황금’이다. 물 부족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가 지혜를 모아도 모자랄 판에 이를 돈벌이로 삼겠다는 발상은 전문성과 효율성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전 세계로 번지고 있는 셈이다. 이런 세계화의 도도한 흐름에 우리라고 예외일 수 있으랴.


쇠고기 장관고시가 강행되던 지난 달 29일, 이명박 정부는 물 민영화를 본격화하는 계획을 제출했다. 행정안전부는 '지방 상수도 통합 전문기관 관리계획'을 제출하고, 155개 시도지역의 상수도망을 고려, 3~15개 자치단체를 권역별로 광역화해 수자원 공사 등과 같은 전문기관이 관리하고 7개 특별시, 광역시는 경영혁신 후 자율적 판단에 따라 단계적으로 공사화를 추진한다는 게 뼈대다.


지난 2003년 물 사유화 문제를 취재할 때 우려했던 것이 이제 우리 눈앞에서도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대통령 말대로 '값싸고 좋은 쇠고기'는 '안 사먹으면 그만'이지만 물은 어떻게 할 것인가. '비싸면 안마시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실용적인, 너무나도 실용적인 발상 앞에서 왜 난 머릿속이 하얗게 비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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