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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해수
작성일 2007-10-30 (화) 10:59
ㆍ조회: 338  
IP: 203.xxx.254
민족주의 의 시대는 가고[옮김]
민족주의의 시대는 가고 /이영훈: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 국제기구가 한국 정부에 단일민족을 전제한 교육을 접고 다인종사회에 걸맞은 교육을 시행하라고 권고했다. 그에 대한 국민의 여론도 우호적이다. 한국 청년의 10분의 1이, 농촌 청년의 3분의 1이 국제결혼을 하고 있다. 이미 그렇게 된 현실에서 다수의 국민은 그들의 식탁에 외국인 사위와 며느리가 앉아도 좋지 않으냐고 생각하고 있다. 민족을 대신해서 자유와 법치의 원리가 지배하는 사회로 한국이 진보하고 있다. 상서로운 조짐이다.

작년의 일인가, 서울에서 남북한 당국자의 실무회담이 열렸다. 북한 당국자가 남한의 국제결혼 풍조가 우리 민족의 순혈주의를 훼손한다고 걱정했다. 그에 대한 남한 당국자의 대답이 걸작이었다.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한강 물에 뿌려진 한 방울의 잉크에 불과합니다.” 부끄러웠다. 시대에 뒤떨어진 이야기라고 꾸중을 했어야 마땅했다. 그러기는커녕 얼토당토않은 대답으로 변명에 급급했던 당국자의 빈약한 지성이 부끄러웠다.

한 시대가 저물고 있다. 지난 20년간은 이른바 민주화 세력이 한국의 정치와 사상을 지배한 시대였다. 한국의 근대화 과정을 대안 없이 근본적으로 부정해 온 민주화 세력의 정신구조는 간단히 ‘민족주의’로 요약된다. 그들은 언제나 민주주의의 깃발을 내걸었지만, 그들의 정신구조는 민주주의를 떠받치는 자유와 인권이란 기초적 가치와 별 관계가 없었다. 그들에게서 민주주의는 권력의 기회를 나누어 갖자는 정치적 요구에 불과했다. 그들은 끊임없이 민족경제니 연방제니 국가연합이니 하면서 국민의 민족주의 열정에 호소하는 방식으로 정치 생명을 연장해 왔다.

민주화 세력의 정신구조가 자유·인권의 기초적 가치와 별 관계가 없음은 지난 10년간 그들이 주도한 대북정책에서 명백히 확인되었다. 그들은 북한의 취약한 인권 문제를 거론한 적이 없다. 수십만을 가두고 짐승처럼 부리는 북한의 수용소를 비난한 적도 없다. 6·25이후 끌려가고 납치된 사람이 그렇게 많은데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의 연간 총소득은 남한의 40분의 1이다. 지난 60년간 쌓인 국부의 양까지 고려하면 북한의 국력은 남한의 100분의 1도 되지 않는다. 그런 나라에 집권세력은 민족의 이름으로 평화를 구걸하였다. 부끄럽다. 민족의 이름으로 덧칠해진 한 시대의 위선과 비겁이 부끄럽다.

민주화 세력의 본질이 닫힌 민족주의에 불과함은 현 정권이 추진한 과거사 청산에서 더없이 명확하게 드러나고 말았다. 반민족친일행위자를 조사하여 이름을 공표하겠다는 특별조사위의 활동은 학문적으로도 성립하지 않고 법리적으로도 가능하지 않다. 그 위원회는 한국의 지성사에서 특별한 부끄러움으로 남을 것이다. 법안이 통과된 지 3년이 흘렀건만 무슨 일이 어떻게 되어 가는지 기척도 들리지 않는다.

그 일을 밀어붙인 교수 출신의 조사위원장에게 운동권 출신의 어느 제자가 물었다.(“시대정신”32, 2006) “교수님의 강의를 듣고 많이 울었습니다. 제 인생이 바뀌었어요. 그런데 이제 와서 보니 교수님은 북한의 인권 문제에 눈을 감고 계시는군요. 교수님이 그토록 신랄하게 비판했던 근대화 세력보다 더 심각한 반인권 세력이 아닙니까.” 그렇게 눈물로 던져진 질문에 지난 1년간 아무런 대답도 들리지 않았다.

학문을 하는 사람이 공개리에 제기된 질문을 외면하거나 대답하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가. 동료 Y교수가 미국에서 활약할 때의 일이다. 어느 학술지에서 Y교수와 다른 교수 간에 심각한 논쟁이 벌어졌다. 비판과 반비판이 몇 차례 오고 갔다. 사람들은 어느 쪽이 승리했는지 어렵지 않게 알아차렸다. 학술지의 편집장이 Y교수에게 말했다. “나는 당신이 그를 죽였다고 생각합니다.” 학술사회에서 토론은 연구자의 명예와 관련하여 그렇게 심각한 것이다. 공개리에 제기된 비판에 침묵하면 죽은 자나 다를 바 없다. 한 시대가 저물고 있다. 빈약한 지성의, 위선과 비겁의, 권위와 기득권의 민족주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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