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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종상
작성일 2009-01-14 (수) 11:43
ㆍ조회: 362  
IP: 222.xxx.80
" 2008년은 무엇으로 기억될까 " ~ 펌글
 
 
2008년은 무엇으로 기억될까. 늦봄부터 여름까지 촛불시위로 나라가 들썩거렸다.
잠시 조용하다 싶더니 미국발 금융위기가 덮쳤다. 모두 힘을 합쳐도 어려운 상황인데
국회에는 전기톱과 해머가 등장하더니 이제는 농성장으로 변했다. 철없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
국회 같다. 국민 마음과 이렇게 동떨어질 수 있는가.

촛불과 해머는 전혀 별개처럼 보인다. 그러나 촛불과 해머는 한배에서 나온 형제다.
우리 정치의 본질을 말해준다. 왜 촛불이 나왔는가. 국회가 제 역할을 못했기 때문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급하다고 정부가 쇠고기 수입을 건성건성 넘어가려 한 데서
촛불시위가 발생했다. 국회가 제 기능을 할 수 있었다면 국회 안에서 이 문제는 해결될 수
있었다. 그러나 국회는 행정부 견제·감시 기능을 잃었다. 국회가 자기 몫을 대중운동에
 빼앗겼다. 아니 대중운동 앞에 무릎을 꿇었다. 야당의원들은 촛불 앞에 찾아가 아첨했다.
촛불시위가 있은 뒤에야 미국과 재협상이 이루어졌다. 이번만이 아니다. 중요한 고비마다
국회는 뒷전이고 대중운동이 전면으로 나선다. 낙선운동이 그렇고, 탄핵시위도 그렇다.

국회는 지금 해머와 전기톱에 의해 점령돼 있다. 의회주의는 왜 탄생했는가. 사회 분쟁과
갈등을 평화적으로, 민주적으로 해결하려는 목적이다. 일이 있을 때마다 군중이 모인다면
그 폐해가 얼마이겠는가. 군중은 단순하고 조급하다. 해결보다는 파괴가 앞선다.
불같이 일어나, 보이는 것을 모조리 태우고는 검불처럼 사그라진다. 생산적이지도,
체계적이지도, 평화적이지도 못하다. 이런 폭력을 피하고자 만들어진 것이 의회다.
그 의회에서 폭력이 난무한다. 국회가 이러니 제 기능을 못하고, 국회가 제 기능을 못하니
대중운동이 대신 판을 친다. 악순환이다. 촛불과 해머는 그래서 형제인 것이다.

안타까운 일은 국회가 국민의 마음에서 점점 멀어지면서 대통령과 대중운동이 직접 충돌하는
것이다. 제도로서의 대의기관이 국민의사를 수렴하지 못하니 대통령은 국민과 직접 만나
정치를 하면 된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대통령 자신이 포퓰리즘의 유혹을 받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가락시장 할머니에게 목도리를 걸어준 모습은 눈물 나는 장면이었다.
그 후 대통령은 200여 명 넘게 서민들을 청와대에 초청해 “나도 여러분처럼 환경미화원,
노점상을 했다”고 위로했다. 그렇다면 왜 야당의원들에게도 그만큼 정성을 쏟지 못하는가.
‘국회가 법을 통과시켜 주지 않으니 경제 살리기를 못한다’고 국회 탓만 할 수 없다.
국회를 설득하는 일 자체가 대통령이 해야 할 중요한 일이다.

요즘 대통령의 지시를 보면 ‘장관들 현장 방문이 부족하다’ ‘공직자들은 속도를 내라’는 등
온통 기능적인 지시뿐이다. 물론 그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대통령은 기능을 뛰어넘는 상징의
존재여야 한다. 경제로만 매진한다고 경제가 잘되는 것은 아니다. 공권력과 촛불의 충돌을
보지 않았는가. 야당도 일정 부분 국민의 지지를 받았다. 그 의견도 국정에 반영되어야 한다.
대통령에게 진정 더 필요한 것은 국가 전체를 보는 눈, 현재의 고난을 극복한 뒤의 미래
모습까지 그릴 수 있는 혜안이 있어야 한다. 국회가 이런 식으로 파탄이 나면 내년 봄에
촛불시위 같은 대중운동이 없으리라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촛불에서 보듯 그런 운동은
아주 조그만 계기로 시작된다. 경제를 위해서도 사회가, 정치가 평화롭고 협조적이어야 한다.
경제대통령이 되고자 해도 먼저 정치하는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국회가 이 모양이 된 것은 역사적 유산 때문이다. 권위주의 시절 국회가 민주주의를 흉내 내는
제도로 이용되었기 때문에 그 역할이 형식적이었다. 3김이라는 지역주의 때문에 정당이
발전하지 못한 탓도 있다. 이런 역사를 인정한다 하더라도 국회가 더 이상 폭력의 무대로
방치돼서는 안 된다. 법을 만드는 기구가 법을 유린한다면 민주주의의 핵심인 법치를
어떻게 세우겠는가. 폭력은 폭력의 자식을 낳는다. 지금 의원들이 과거 정치에서 폭력을
배웠듯이 지금 의원보좌관들이 폭력을 배워 다시 의회에 들어온다면 우리에게는 희망이 없다.
이번 폭력사태는 국회 스스로가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행위다. 이번 법안 심사 때 국회
안에서의 폭력문제도 반드시 다루어야 한다. 의회다움, 의원다움을 국민으로부터 인정을
받기 위함이다.

대통령은 야당을 대화의 상대자로 존중하라. 설득의 시간을 낭비로 생각지 말라.
쇠고기 협상처럼 속도에만 매달리다 더 큰 낭패를 보지 말라.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방향이다. 쟁점 법안들은 야당의 협조를 얻어 통과시켜라. 할머니에게 걸어준 목도리를
야당의원들 목에도 걸어줘 보라. 민주주의란 그런 것이다.


                                                                                            [문창극 대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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