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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종상
작성일 2009-08-14 (금) 11:02
ㆍ조회: 284  
IP: 211.xxx.159
경술국치(庚戌國恥) 100년이 다가온다
 
 
해마다 8월이면 한민족사에서 희망과 절망의 날이 교차한다. 15일 우리는 또다시
광복절의 환희를 되새기지만, 29일은 한반도가 강제로 일본제국주의의 손아귀에
들어간 경술국치일(庚戌國恥日)이다. 1910년 8월 29일 순종이 일본에 모든 통치권을
넘기는 양국(讓國)의 조칙을 내렸다.
 
내년이면 바로 한일병합(韓日倂合) 100주년이 된다. 올해 10월 26일이 안중근 의사의
의거 100주년이 되는 날이란 점에서 유난히 한 세기 전의 역사가 새록새록 되살아난다.
일본의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오에 겐자부로는 지난 2006년 서울을 방문해 "2010년이면
한국합병조약 100년이 되는데 일본인이 이러한 100년의 역사를 제대로 재인식해서
다음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 양국 시민의 대화가 자주
이뤄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본 작가가 몇 년 전부터 한일병합 100주년을 맞아 일본인의 역사 반성과 미래 전망의
기회로 삼자고 제안한 것에 비해, 역사의 피해자였던 우리는 상대적으로 경술국치
100주년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지 사회적 논의가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경술국치 100주년을 맞아 과연 우리가 얼마나 나아졌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스스로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한국문학사에서 최초의 신소설로 불리는 이인직의 '혈의 누'(1906)는 청일 전쟁의 혼란 중
부모와 헤어진 옥련이 일본인의 도움으로 현해탄을 건넌 뒤 공부를 하고 구완서라는
청년을 만나 함께 미국 유학길에 오르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구완서는 신여성으로 거듭난
옥련에게 청혼을 하는 자리에서 "우리가 입으로 조선말은 하더라도 마음에는 서양 문명한
풍속에 젖었으니"라며 "우선 말부터 영어로 수작(酬酌)하자"고 제안한다.

이에 대해 국문학자 김철(연세대 국문과) 교수는 "영어를 한마디도 못하던 사람이
'영어로 수작'하는 상태에 이르는 것, 그것이 문명개화의 실체임을 '혈의 누'는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당시 독립신문이 순한글판과 영문판을 발행했던 것을 보면
영어는 분명히 신문명의 빛을 상징했다.
 
오늘날에도 소수의 상류층뿐만 아니라 웬만한 중산층 가정이 아이들을 영어권에 조기유학
보내기 위해 '피눈물' 같은 돈을 쓰는 현상이 우리 시대의 '혈의 누'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영어를 못해서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한 것이 안타깝고, 이왕 나라가 망하려면
 미국이나 영국을 종주국으로 모신 것이 더 나았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100여년 전이나 지금이나 영어를 신문명의 마술상자로 상상해야 하는 상황의 고정불변이
끔찍하고 답답할 뿐이다. 100여년 전 일본이 적극 서양문물을 수입했을 때 우리는 뭘 했나라는
탄식을 되풀이하는 것도 지겹다.한일 관계에서 여전히 독도 문제와 같은 고정불변의
갈등요인을 안고 있다. 하지만 오에 겐자부로는 "한국에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이
내 소설보다 잘 팔리고 있다는 사실을 기쁘게 생각한다.
 
한국에서 일본소설 유행, 일본에서 한류 붐은 두 나라의 공통기반이 확산되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고 말한 적이 있다. 오에는 더 나아가서 한·중·일을 아우르는 동아시아
공동체론을 제안했고, 실제로 3국의 문학인들이 모이는 포럼이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다.

프랑스독일은 양국 공동으로 '아르테' TV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양국의 문화예술 소개를
중심으로 한 문화예술 전문 채널이다. 한국과 일본도 공동으로 이런 방송을 통한 문화교류를
활성화하자고 우리가 주도적으로 제안을 하면 어떨까. 중국의 참여도 유도할 수 있지 않을까.
경술국치 100주년을 계기로 다양한 논의가 지금부터 이뤄진다면 새로운 동아시아 공동체의
시대를 설레는 마음으로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박해현 문화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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