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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케
작성일 2011-05-15 (일) 08:40
ㆍ조회: 170  
IP: 222.xxx.19
5. 16 혁명전야-6

5.16혁명 전야-6

 

밤이 깊었다. 너무나도 조용한 밤이었다.

자정의 통행금지 사이렌이 울리고 나서부터는 지나가는 차량들의 소리도 거의 끊어진 듯했다.

서울의 한복판이라고 할 만한 청진동에도 인적은 끊겼다.

박정희는 어지간지 마신 술에 취해 있었다.

“몇 시나 됐소?”

한웅진이 장경순에게 물었다.

“자정이 지났소!”

장경순이 시 계 태엽을 감으면서 대꾸했다. 운명의 날, 운명의 영시를 넘게 술집에서 술이나 마시며 보내야 하니 애가 타서 견딜 수가 없었다.

“저 참, 이상하군!”

불쑥 박정희가 한마디 했다. 함께 있던 두 장군이 말뜻을 헤아리지 못해 박정희 쪽을 바라보았다.

“이상 하 다뇨? 뭐가 말입니까?”

“이 소령, 윤 중령의 중간 연락에 의하면, 6관구사령부는 김재춘 참모장이 장악하고 있다고 했잖소?”

“그렇습니다.”

그리고 또 연락이 오기를, 6관구사령부로 모여든 핵심멤버 장교들에게 김 대령이 무기도 지급하고, 더구나 김재춘 참모장은 공 수단 및 B사단과 계속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그랬단 말 이오“

“네, 그런 연락도 있었지요.”

“그럼 이상하잖소?”

“네?”

한웅진과 장경순은 박정희가 무슨 말을 하는지 도시 알 수가 없었다.

“각하, 뭐가 말입니까?”

박정희는 들고 있던 술을 들이켰다.

“방첩대에서는 이미 A사단의 보고로 우리의 거사 계획을 다 알고 있을 것 아니오?”

“물론이지요. 그러니까 신당동에서부터 계속 미행한 게 아닙니까?”

장경순의 말에 한웅진도 덧 붙였다.

“방첩대뿐만 아니라 육군참모총장도 모든 것을 다 알고 진두에서 지금 백방으로 저지 명령을 내리고 있을 겁니다.

“바로 그거요. 내가 애기하는 게 그거란 말이오.”

“……?”

“아직도 모르겠소. 내 말을? 육군참모총장이 우리의 거사를 알았다면 그 나름대로 모든 조취를 취할 게 아니겠소? 그런데 왜 이렇게 조용하냔 말이요?”

그제야 두 장군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닌 게 아니라 박정희의 말대로 너무나도 조용한 밤이었다. “차량들이 질주하는 소리도 없잖소? 또 멀리서 들리는 총소리도 없고 이렇게 조용할 수가 있겠소?”

하기는 그렇다.

모든 정황으로 미루어볼 때 지금 이 시간에 이렇게 조용할 리는 없는 것이다.

최소한 멀리서라도 진압부대가 출동하는 차량소리가 들릴 만도 하고, 간혹 위협사격 소리라도 들려야 할 게 아닌가.

그러나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평온한 것이 이상스러웠다.

<그래, 맞아. 장 총장이 우리의 거사를 알고 있으면서도 출동 부대에 시간을 주고 있는 게 틀림없어.>

박정희의 머리에는 불현듯 이런 생각이 번개처럼 스쳤다.

<그분이 암암리에 우리를 도와주고 있는 게 분명해, 시간을 끌어주고 있는 거야. 그렇지 않고서야 이 밤이 이렇게 조용할 리가 없다.>

하자, 박정희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각하! 어딜 가시려고…”

“갑시다. 6관구사령부로 갑시다.”

박정희는 성큼 발을 떼어 놓았다.

두 장군은 약속이나 한 듯이 거의 동시에 시계를 들여다보았다. 시계는 0시 20분이 넘어서고 있었다.

“한 장군! 나하고 같은 차에 탑시다. 장 장군은 뒤차로 따르시오. 만약 방첩대 차가 미행을 하거든 장 장군이 적당히 방향을 돌려서 따돌리시오!”

“알겠습니다.”

박정희는 한웅진과 지프차에 올랐다.

두 대의 지프차가 종로 네거리 신 신백화점 앞에서 서대문 방향으로 방향을 잡자, 백화점 모퉁이에 서 있던 지프차가 뒤를 따르기 시작했다.

“방첩대 찹니다, 각하….”

“끝까지 우릴 미행하는군!”

“뒤의 장 장군이 적당히 따돌릴 겁니다.”

“여차하는 순간에는… 아니?”

“왜 그러십니까?”

“권총!”

“네? 권총 요? 권총이 없습니까?”

“난 권총을 차고 있지만, 한 장군의 권총을 좀 빌까 했더니… 한 장군, 권총이 없잖소?”

“이런! 여관에다 풀어놓고 그냥 나왔나 봅니다.”

“차를 돌리시오. 혁명을 하겠다는 사람이 맨몸으로 나갈 순 없잖소?”

 

출처 : 도큐멘타리 제3공화국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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