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전수기
작성자 최종상        
작성일 2009-04-23 (목) 11:02
ㆍ조회: 728  
IP: 211.xxx.159
前 청룡의 추억여행 ~~ 나트랑 (Na trang) 출장


                           [ 비행장근방의 시가지 주택가]
오늘은 나트랑(Na trang)에 있는 주월 한국군 야전사령부로 문서전달의 출장을 간다.
헬기는 종류대로 타 보았지만 제대로 된 비행기를 타본 일이 없는 내가 군 수송기를 타고 가니
이만 저만한 출세가 아니다. 시외버스표같은 누런 종이의 탑승권을 받고 잔뜩 기대를 품고 올라 탄
수송기 내부는 실망이 크다. 넓은 띠로 그물같이 엮은 의자...와 안전띠하며...내부 장식이 없는 탓에
프로펠라의 소음은 또 얼마나 큰지....미해병 귀국자는 전세 여객기로 간다는데....
기내 서비스도 없고.....나만 빼곤 전부 미군이니 물끄러미....창밖의 풍경만 구경한다.

[ 위성사진으로 보아도 한눈에 알아 볼수 있는...나트랑의 모습이다. 아래 비행장이 보이고  가운데
    강 바로 위 숲으로 보이는 곳이 뽀르카사원, 윗부분 왼쪽 골짜기안이  현재 월남군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옛 주월 한국군 야전사령부가 있던 곳이다.]
나트랑은 프랑스 식민지 시절부터 유럽쪽엔 빼어난 풍광과 동지나해의 맑고 푸른 바다에 연한
더 넓은 백사장으로 휴양지로 각광을 받아 많은 관광객들이 찾았다 한다.
비행장은 시내 중심가에서 약간 남쪽으로 해변과도 멀지 않았고, 깨끗한 시가지의 모습이 유지된
고풍스런 도시였다. 도착후 일단 미해병 연락반에 도착신고를 한후 늘 휴대하든 권총 한자루에
의지하고 시내 북쪽에 위치한 야전 사령부에 들러 서둘러 임무를 끋내고 시내 관광을 나갔다.


[2006년 전적지 방문시, 위 사진의 그자리에서 새로 확장 보수된 다리에서 찍은 사진..
뒤의 배경을 보면 같은 곳이다]
나트랑시를 남북으로 나누는 강의 이 다리는 주요한 통행로라 많은 통행자로 늘 북적대는것 같고
내가 서 있는 북쪽 다리 입구엔 한국군의 검문소가 설치되어 수시로 검문 검색이 이루어 진다.
얼룩무늬의 청룡에겐 누구도 간섭하지 않고 도리어 근무병에게 사진을 찍어 달라고 부탁했었다.


[2006년 방문의 사진, 말끔히 보수하여도 전쟁의 상처가 남아 있는...뽀르카사원입구의 기둥들]
다리 북편의 입구우측에 있는 참파왕국의 유적인 뽀르카사원의 기둥들도 전쟁의 상흔으로 파손되어 있고,
보수및 유지관리가 되지 않아 잡초가 무성해도 위의 사원에는 참배객들이 보인다. 여기 저기 둘러보며
사진으로 남기고 시내를 걸어 다니며 구경을 하며 해변까지 나가니 우기의 끝이라 맑지 않은 날씨탓인지
구정공세의 여운이 남아서인지....물속에는 아이들 밖에 보이지 않는다.
내일 돌아 가는 일정 이지만 야전사엔 숙식을 않고 비행장에 있는 미해병 숙소에서 숙박을 하므로
늦은 시간에 들어 가면 그만이라 시내의 중국인 식당에서 저녘을 먹고 놀다 보니 어느새 캄캄해진다.
열대의 일몰은 순식간에 해가 사라져 석양을 즐길 틈을 주지 않는다.


낮에 눈여겨 둔 길이라 큰길을 따라 돌아 가는데...비행장쪽에서 콩볶는 총소리와 사이렌이 쉴새없이
울린다. 비상사태를 직감하고 숨이 턱에 차도록 뛰어 비행장 입구에 도착하니 벌써 차단기도 내려지고
경비병들이 호마다 들어차 있다. 미해병숙소에 들어가니 어디 갔다 오냐며 " 얼마나 걱정 했는데..."하며
VC의 습격으로 남쪽에 포탄도 날아 오고하여 우리도 경계선에 나가야 한단다.
달랑 권총 한자루로 가봐야 인원수 채울뿐인데....그들을 따라 철조망까지 가서 보니, 내가 소대장같다.
1시간여..지나니 상황끝이라  숙소에 들어가 미군들과 함께 씻고 ( 여긴 제대로 된 샤워장도 있다)
잠자리에 드니....돌아 다닌 피로와 훈련같은 비상으로 피곤 했는지 금새 잠이 든다.

                                           [ C - 124수송기]
돌아 가는 비행기가 오후편이라 오늘도 오전엔 시내 구경을 나간다. 깨끗한 시가지와 비교적 단정한
차림의 월남인들....군인만 보면 잡아 끄는 상인들 (그들은 대개가 화교이다)에 끌려 이것저것 만져
보지만 얄팍한 병장의 봉급으론 살게 하나도 없다. 그래도 다른 전우와 달리 나트랑을 볼수 있다는 것만
이라도 얼마나 행운인가며 자위하며 내가 살든 곳과는 너무나 다른 곳을 보고 걷는 재미에 빠져
시간 가는줄 모른다. 다시 들른 다리의 검문소에서의 한국군에 전해 들은 얘기로는 어젯밤의 포사격과
소규모 공격은 앞으로의 대규모 공격을 위한 준비전이라 검문 검색을 철저히 하라는 지시가 내려 왔단다.


늘 위험한 곳으로만 찾아 다니는 청룡부대원으로서야 맹호와 백마사단의 사정은 우습게 여겼는데
전 후방이 따로 없는 전선이라 이곳도 긴장을 늦출순 없나 보다.오후 3시, 시간을 생명같이 지키는
출발시간에 수송기는 다낭으로 출발하는데 이륙후 나트랑의 앞바다를 선회하여 북쪽으로 기수를
돌리는데 아래로 보이는 옥빛 바다의 색갈과 해변의 풍광이 눈을 사로 잡는다.
언제 군복을 벗고 올수 있을른지 ......혹 한국기업에 취업을 하면.....상상의 나래속에 올때와는 달리
시끄러운 소음속에서도 다른 미군들과 같이 잠에 빠져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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