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에 둘러 보며 사라져 가는 추억을 회상하든 곳, 여단본부터도 빠른 개발로 이젠 세곳의 건물 뼈대만 앙상한데
머지 않아 철거될 것 같고,1969년 2월에 여단 통신중대에 근무했든 황목후배는 지난 날의 빛바랜 사진을 들고
 청룡부대 기지석앞에서 발을 멈춘다. 

 연병장이었든 곳은 몇년전부터 시작된 리조트가 완공되어 담으로 막혀 있고 바닷가로 통하는 작은 소로는 주 출입로로
포장공사가 진행중인데 청룡들의 방문시마다 나타나 안내해주든 벙어리의 동생은 이번에 알고 보니 1969년초에
어린나이에 부대 정보 염탐혐의로 체포되어 헌병대에 구금된 사실이 있는 사실상 vc의 정보원이었다 한다.

 1969년 2월경 황목후배가 청룡부대를 위문 온 일행중 고춘자씨와 부대 표지석앞에서 찍은 사진인데.....여단본부에
대한 추억이 남다른가 보다.

 우리의 기억에 남아 있는 여단장 집무실과 연병장으로 이어 지는 모래밭 소로도 곧 사라지면 남은 건물도 철거되겠지..
흔적이 사라지면 ...추억마져 흩어져 버릴테고....아쉬움이 무겁게 느껴진다.

 1968년에 내가 있었든 곳, 여단본부에서 통신중대앞에서 찍은 황목후배의 사진을 보며 함께 하는 추억으로
많은 얘기를 확인해 나가고....

 새로 난 길들로 3년전엔 못 보았든 근무중대와  경비중대..헌병대가 있든 곳을 쉽게 확인한 것도 이번 여행의
수확인데...사진의 좌측이 근무중대가 자리하든 곳이고 우측에 헌병대가....전면 높이 솟은 나무 넘어 좌측에 경비중대가
그 우측으로 헬기장이 있었는데....얼마 지나지 않아서는 그 마져도 확인이 어려울것 같다.

 하미동의 여단본부와 가까운 호이안시의 동쪽 외곽지에서 숙박한 호텔앞의 이른 아침의 풍경이다.
그리 멀지 않는 이곳 저곳에 얽힌 우리들의 추억들과 전우들의 사연들이 있는 곳.....쉽게 걸음이 옮겨지지 않는다.

 여단 통신중대에 근무 한 청룡들의 기억엔 꼭 자리한 호이안의 화교공덕비와 그앞의 제를 지내든 곳을 찾은
황목후배의 빛 바랜 사진에도 남아 있다. 호이안이 안정기로 접어 든 1969년부터는 낮엔 자유롭게 통행이 가능했나 보다.
옛날의 자매결연했든....호이안초등학교는 끝내 찾지 못하였지만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달라지지 않은 길들을
이곳 저곳 걸어 보며 지난 얘기로 꽃을 피운다.

 계획했든대로...찾아 보려했든 전적지의 흔적 재확인이 예상치 못한 사정으로 무산된후 강가의 카페를 찾아
셋이서 술로 마음을 달랜다. 아무 준비도 없이 왔다면 이렇게까지 싫망치 않을텐데 술로도 분이 삭여지지 않는다.

 늦은 시간에 호텔로 돌아 오며 중앙시장의 골목에서 아들에게 선물할 모자를 산다며 주인과 흥정을 하는 황후배..
이럴땐 말보다 표정과 손짓 발짓이 더 잘 통하니.....

 3년전보다도 훨씬 여유로워진 현지인들의 모습들이 정겹기도하고, 43년전의 추억속에 남아 있든 전쟁의 참화속에서
생존을 위해 힘겨워하든 기억이 오버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