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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산할아부지
작성일 2006-01-26 (목) 02:38
ㆍ조회: 122  
우리들의자화상
너희들은 늙지 말거라

설이 내일 모레
고요하다,
어머니만 한살 더 자시러 오신다
기차 타고 혼자 서울로

올해도 어머니는
신태인에서 거뭇거뭇 검버섯 핀 설을 싸왔다

설 쇠러, 서울 가는 열차에는 노인들만 타고 있다. 서로 어디서 왔느냐고 어디로 가느냐고 묻는다. (그래, 세상은 물음이 중요하다. 대답은 세상을 끌고 가지 못한다. 우리는 물어 물어 여기까지 왔다.) 남들은 듣지도 않는데 아들 딸 자랑을 한다. 그러다 몇 정거장을 못 가고 모두 이내 지친다. (맞다, 설렘도 서러움도 지친다. 기침 소리만 멈추지 않는다.) 서울역에 모여있는 새끼들, 불효 하나씩을 찾아 들고 흩어지는 자식들.
어머니 보자기에는 지금은 없어진 한약방 이름이 남아 있다.
(한약방에서 팔던 그 많은 병들은 어디로 갔을까, 병도 병드는가)
없어진 한약방도 나이를 먹는다
기억되는 모든 것들은 나이를 먹는다

보자기를 풀면서도 어머니는 말이 없다.
(보자기 짐이 줄어든 만큼 말수도 준다)
무말랭이 우거지 참기름 한 병, 그리고 침묵이 흘러 나왔다
아무도 반기지 않는 침묵,
아무도 먹으려 들지 않았다.

어머니만 맛나게 드시고
맛나게 한살을 더 자신다

〈복 많이 받아라
너희들은 늙지 말거라〉

-김택근의 시 `설‘-

모두 새옷을 입는 설, 당신의 어머니는 어디 계십니까?

옮긴글/주준안


220.117.97.83 淸風明月: 불러도,불러도 또부르고싶은어머니! 자식들 보고파 서울로 역귀성하는 어머니! 옛날같으면 시골로 모두 모이게하시겠지만 요즘은 어쩔수가 없는현실 돌아가신 어머님 생각이 간절하군 .신태인에서 올라오신 어머님! 오래오래 사십시오 -[01/26-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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