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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구둘목장군
작성일 2006-06-06 (화) 19:05
ㆍ조회: 145  
현충일 아침에 쓰는 글(펌)

                                                                                          -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교수 양 철우 - 


고등학교때 아침조회시간이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운동장에 줄서서 지루한 교장선생님의 훈화가 빨리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훈화가 끝나고 국가유공자 불우학생에게 지금까지 거두었던 쌀을 준다고 한다. 호명하는 학생은 앞으로 나오라고 하였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았던 내이름이 불리어졌다. 내귀를 의심하며 앞으로 나가서 전교생이 보는 앞에서 쌀가니미를 받았다. 그 뒤에 일어났던 일은 생각하지 싫다. 만나는 친구들마다 “너가 그렇게 어려운줄 몰랐다”, “ 힘들었을텐데 내색하지 않는 너가 자랑스럽다”는 등 나의 감추어진 불행했던 과거(?) 를 걱정하는 학우들의 위로를 받아야 했다. 며칠전 담임 선생님이 불우이웃을 돕는다고 편지봉투에 쌀을 담아오라는 했던 것이 나에게 돌아올 쌀이었나? 그런줄 모르고 잊어버리고 있다가 마지막날 선생님께 야단 맞지않으려고 쌀가게에서 돈주고 쌀 사서 냈는데 그런데 그 쌀이 나에게 돌아오다니! 조회시간때 받은 쌀가마니는 어린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왜 사람들은 국가유공자라면 배고프고 불쌍하다고 생각할까? 왜 사람들은 국가유공자라면 어려운 환경을 먼저 떠올리는 것일까? 나라를 위하여 사는 국가유공자와 그 가족들은 존경을 받아도 시원찮을 텐데 이 사회는 마치 마지못해 돌보아야할 불쌍한 사람들로 인식하는 것일까? 쌀을 받은 나는 불쌍한 국가유공자의 자녀가 되어야 하나?

사실 어릴때부터 밥걱정은 하지 않고 살아왔다. 일제시대에 일본으로 단신으로 건너가 대학을 들어간 아버님이 한국전쟁때 나라의 존폐위기를 듣고 학도의용군으로 인천상륙작전에 동참하신 것이 오늘에 내가 국가 유공자의 자녀가 된 계기이다. 아버님은 대학교수로서 정년을 마치고 현재 은퇴하시어 조용히 지내시고 계시다. 그러한 어버님덕에 불쌍한 유공자는 면하게 되어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사회에는 정말 어렵고 힘든 국가유공자가 많이 있는 줄 안다. 이 사회가 이런 분 들을 불쌍하고 불우한 이웃으로 생각하게 하는 의식에서 진정으로 존경과 실직적인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방향으로 의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며칠전 한통의 편지를 받았다. 병원에서 온 공문에는 6월 호국의 달을 맞이하여 국가유공자 자녀에게 상품권 5만원짜리와 하루 휴가를 준다는 내용이 들어있었다. 오만원짜리 상품권과 하루휴가가 주는 의미에 대하여 생각하게 되었다. 국가유공자 자녀를 잊지 않고 상품권과 휴가를 배려하여 고맙다는 생각보다는 너무나 형식적인 이러한 행사에 짜증부터 나는 것은 내가 이젠 배가 불러서 그런 것일까? 이정도로 감사할 줄 알아야 하는데 국가에서 무언가 큰 것을 기대해서 이렇게 오만해진 게 아닌가 하는 자기 반성을 해본다. 그러나 잘못 된 것은 분명하다.

오늘은 현충일 아침이다. 현충일 아침 국립묘지 앞을 지나며 수많은 사람들을 지나치고 책상앞에 앉아 인터넷에서 서해교전 미망인의 글을 읽으면서 머리속에 마구 떠오르는 생각들을 두서없이 적어보았다. 얼마전 폴란드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우리나라 서울시청앞 광장과 비슷한 바르샤바시의 시내광장을 방문하여 무명용사비를 지켜보았다. 폴란드는 우리나라 만큼이나 외부로부터 침략을 많이 당하여 독일, 러시아등 강대국에 의해 국토가 초토화된 불쌍한 역사를 갖고 있는 나라이다. 광장에 차려진 무병용사비는 수많은 시민이 산책하면서 적어도 한번씩은 이나라를 위하여 죽은 영혼들을 위하여 묵념하고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인 셈이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이러한 공간이 부족한 것 같다. 부족하다기 보다는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시청앞 광장에 스케이트장도 좋고 야회콘서트장도 좋지만 순국선열을 위한 기념비를 세워서 그곳을 지나는 시민들이 한번은 이나라를 위하여 순국한 영혼을 기억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 나라를 위해 순국한 영혼들을 박물관이나 국립묘지가 아니라 우리생활에서 만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으면 한다.


보도자료 출처 : 가톨릭중앙의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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