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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방문객
작성일 2006-07-05 (수)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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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조회: 224  
누워사는 남자

누워 사는 남자


그 남자를 만난 지 23년이 되건만

그가 앉아 있거나 서있는  모습을

본 적이 없습니다.

사람들은 그를 보고 누워 사는 남자라고 말합니다. 

 23년 전 문상을 다녀오다 당한

밤길 교통 사고는                

그를  누워 사는 남자로 만들었습니다.

일주일만에 의식을 찾고 보니

그의 몸은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습니다.

척추가 부러져 하반신 마비가 되었고,

장 파열은    처치를 해도

 다시 파열이 되는지라 

 얼마동안은 배를 열어 놓다시피 하고 

 무균실(無菌室)에서    살았습니다.

 빠진 고관절을 끼울 엄두도 못 내고               

 옴짝도  할 수 없는  무릎이며 발목은

각목처럼 굳어져버렸습니다.

반듯이 누운 채 상체를 40도쯤

세울 수 있는 것이  

그에게   주어진 최대한의 자유입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팔을 쓸 수 있어

누워서  밥을 떠먹고,  면도도 합니다. 

 등을 긁는 효자손이 조금 떨어진 곳의

 물건을 끌어당기는 그의 팔 노릇을 합니다.  

 아프기 전에는 좋은 학벌, 좋은 인물에  

 여자 꽤나   울렸을 거라고 말하면

"허허!" 큰 소리로 웃습니다. 

       거두어주던 가족도 다 떠나버려서

 날마다  봉사자들 손에 하루 두끼의 식사며

살아가는 최소한의 것들을 해결합니다. 

그나마 봉사자가 연락도 없이 결석하면  

하루종일  천장을 보며

비스킷으로 끼니를 때워야 합니다

물 한 그릇 떠다줄 이 없는 밤중에  

 사십도  가까운   고열로 

 윗니, 아랫니가 딱딱 마주칠 때면  

 맞은편  벽에 걸린   예수님 성화를 보며 

 제발 당신이 여기 계심을  

  느끼게 해달라고   기도한답니다.
  
 위로한답시고 그를 찾았더니 지금 삶의 모습에  

 감사하다고   말합니다. 

 누워서만 사는 삶에도

  희로애락[喜怒哀樂]이 존재하며 ,

느낄수 있는 감성이 있어서,

 더없이 좋다고 합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늘 가슴 가득 그 남자가   

 내게 안겨준  위로를 품고 옵니다.

세상을 향해 무조건 감사만 하고 살겠노라  

 다짐하게 만드는  남자입니다.

비만 오려면 몸이 먼저 알아채는 것이

나랑 닮아  날이 궂을 때는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상태를 짐작합니다.

설혹 다 안다 하여도 그의 고통을  

덜어 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어느 날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으니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그가 말합니다.

"나는 쓰리 고와 가는 길이잖아?"

통나무처럼 굳어버려 옆으로도 돌아누울 수 없는 몸이 

  "쓰리 고" 라니?

눈치 없이 물어오는 친구를 향해 서글픈 웃음으로 

 쓰리 고를 설명합니다.

"고독(孤獨), 고뇌(苦惱), 고통(苦痛).

거봐! 쓰리 고 맞지?"

더위를 느끼는 6월의 여름밤이건만 

 가슴 귀퉁이에   찬바람이 지나갑니다.

한 점 혈육으로 남겨진 딸조차 

 전화 한 통 없는 혼자의 생활.

딸이 아빠의 전화를 부담스러워 할까봐    

 이젠 전화도   하지 않는다 합니다.

갓난 아이 적부터 떨어져 살아온 딸이기에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솟구치는 사랑을

차마 말하지도 못합니다.

철저한 고독 속에 몸을 묻고 살아가는 남자입니다.

뼛속까지 아린 고독에 절어버리면

고뇌가 늘 그를 찾습니다.

아직도 마음에 미움을 품고 사는 자신을

용서할 수 없음을  고뇌합니다.

아직도 버리지 못한 자아(自我)가

그를 고뇌하게 합니다.

평생을 누운 채 사는 삶을, 등쳐먹는 친구와 이웃을 

 용서하기 위해 고뇌하며,

주님 앞에 진정한 그리스도인으로

거듭나지 못해 고뇌합니다.

깊은 고독과 고뇌가 그를 엄습할 때 더 앞장서서  

그를 짓누르는 건 이미 감각도 죽어,

통나무처럼 굳어버린 다리에

단 하루, 한 시간, 일분, 일초도 빠짐없이 찾아오는 

 통증입니다.

사고 이후 지금까지 끼고 살아가는 소변 줄 때문에  

 신우염은 떠날 줄 몰라

늘 고열과 오한이 그를 괴롭힙니다.

한기를 동반한 지독한 통증이

 살아있는 육신을 갉아먹습니다.

잠도 그에게서 점점 멀어져 갑니다.

부옇게 어둠이 걷힐 즈음에야 두어 시간의  

 선잠이   찾아올  뿐입니다.

날마다 밤을 하얗게 지새울 때 쓰리 고는

 변함없이 그와 동행을 합니다.

어느 한밤도 그가 쓰리 고와 동행할 때 곁을

 지켜줄 사람은   없습니다.

아! 가끔은 잠자리가 아쉬운 손님이 있기는 하더군요.

어미, 아비의 아들로 태어난 육신은

그런 시간들을 보내며,

얼마나 간절히 영원한 안식을 꿈꾸었을지…….

하지만 그는 아직도 호흡이 있는 하루를 찬양합니다. 

 내 의지로 사는 하루가 아니라  

 그분이 허락하신 하루이기에

쓰리 고가 그를 지겹게 따라 붙어도 

 생명 있음을 찬양합니다.

그렇게 다져진 마음은 삶의 의지를

상실한 사람들에게  

전화를 통하여 희망을 전합니다.

사업이든 건강이든 혹은 가정의 문제로 

 상처받고 힘든 이웃이 그를 만나면

그동안 자신이 담았던 불평, 불만이  

그만 부끄러워진다고     말합니다.

아무리 쓰리 고를 외쳐도

누워 사는 남자보다는   훨씬 미약한

쓰리 고   임을 깨닫는다고 합니다.

쉰 여덟이란 나이.

그리고 23년의 하반신 마비와 하체강직인체로 

 돌아누울 수조차 없이

누워서만 살아야 하는 그를

아직 이 땅에 남겨 두심은,

어쩌면 절망을 만난 우리를

 위함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누운 채 그리스도의 향기를 풍기는 남자.

전화선을 타고 들려오는 남자의 목소리는

언제나 싱싱합니다.

"어이! 단풍 지기 전에 내장산 가야지"

"내가 밥살께."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 보자고 말합니다.

딱 한 번만이라도 승용차 옆자리에 앉혀  

 내장산 단풍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하얀 눈이 쌓인 길을 달려 주고 싶습니다.

뻣뻣이 굳어버린 다리로는

차조차 탈수도 없으니 

누워 사는 남자는

오늘도 창문 너머로 보이는 하늘에서

계절을 찾습니다. 



 방문객.....  (퍼온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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