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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선주        
작성일 2006-09-22 (금) 08:46
ㆍ조회: 264  
아름다운 부부




      나이 스물 여덟 남자는 어느 사랑하는 여자의 남편이 되었지요. 나이 스물 여섯, 여자는 그 남자의 아내가 되었답니다. 그들은 사람들의 축복 속에 성당에서 조촐한 출발을 하였답니다. 그리고 어느새 2년이란 세월이 흘렸지요.... 그 때.. 그들에게 불행이 닥쳤답니다. 그것은 그들에게 너무나 큰 불행이었어요. 그들이 살던 자그마한 집에 그만 불이 났답니다. 그 불로 아내는 실명을 하고 말았데요. 모든 것을 잃어 버리지는 않았지만 그들에겐 어쩌면 가장 소중한 것을 잃어 버린 셈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네요. 두 사람이 만들어갈 그 수많은 추억들을 이제는 더 이상 아내가 볼 수 없을테니 말입니다. 그 후로 남편은 늘 아내의 곁에 있었죠. 아내는 앞을 볼 수 없기 때문에 혼자 몸을 움직이는 것도 쉽지가 않았답니다. 남편은 곁에서 아내를 도와 주었지요. 처음엔 아내가 많이 짜증도 부리고 화도 내었지만 남편은 묵묵히 그 모든 것을 받아 주었답니다. 늘 그것이 미안했었나 봐요. 당신을 그 불 속에서 구해 내지 못한 것이... 그리고 그 아름다운 눈을 잃게 만든 것이 말이에요... 또 다시 시간이 흘러 아내는 남편의 도움없이도 주위를 돌아 다닐 수 있을만큼 적응을 하였지요. 그리고 이제서야 남편의 사랑을 이해할 수 있었죠. 자신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쳐서.. 하나 남은 세상의 목발이 되어 주고 있음을 알게 된거죠. 이젠 다시 화를 내거나 짜증을 부리지 않았답니다. 그렇게 이젠 둘은 아무 말 없이 저녁 노을에 한 풍경이 되어도 편안한 나이가 되어 갔답니다. 시간은 그들에게 하나 둘씩 주름을 남겨 놓았지요. 아름답던 아내의 얼굴에도 세월의 나이테처럼 작은 무늬들이 생겨 나고 남편의 늘 따사롭던 손도 여전히 벨벳처럼 부드럽긴 하지만 많은 주름이 생겨 났지요. 남편은 이제 아내의 머리에 난 하얀 머리카락을 보며 놀리곤 했답니다.. "이제 겨우 8월인데 당신의 머리엔 하얀 눈이 내렸군..." 어느 날인가 아내가 남편에게 이런 말을 했답니다. "이제 웬지 마지막으로 이 세상을 한번 보고 싶어요. 벌써 세상의 빛을 잃은지 수십년이 되었지만 마지막으로 당신의 얼굴이 보고 싶군요. 난 아직도 기억한답니다. 당신의 그 맑은 미소를... 그게 내가 본 당신의 마지막 모습이니까요..." 남편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답니다. 아내가 세상을 볼 수 있는 마지막 길은 누군가의 눈을 이식 받는 것뿐이었답니다. 그러나, 그것은 쉽지가 않았죠. 아무도 이제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는 아내에게 각막을 이식해 주려고 하지 않았거든요. 아내는 그것이 자신의 마지막 소원이었지만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답니다. 하지만 남편은 마음 속으로 많은 생각을 했었나 봅니다. '나 당신의 모습을 한번만이라도 더 보고 싶군요...' 세월은 이제 그들에게 그만 돌아 오라고 말을 전했답니다. 그 메세지를 받은 사람은 먼저 남편이었지요. 아내는 많이 슬퍼했답니다. 자신이 세상의 빛을 잃었을 때 보다 더 많이 말이에요. 그러나 남편은 아내에게 마지막으로 선물을 하나 하고 떠나기로 했지요. 자신의 각막을 아내에게 남겨 주는 것이랍니다. 비록 자신의 눈도 이제는 너무나 희미하게만 보이지만 아내에게 세상의 모습이라도 마지막으로 보여 주고 싶었던 거지요. 남편은 먼저 하늘로 돌아 가고 아내는 남편의 유언에 따라 남편의 각막을 이식 받게 되었죠. 그녀가 처음으로 눈을 떴을 때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답니다. 늘 곁에 있던 남편의 그림자조차 말이죠. 병원 침대에서 내려와 이제 환하게 밝혀진 거리의 모습을 내려다 보며, 자신의 머리뿐만이 아니라 사람들 머리에 가득 내려 앉은 화이트 크리스마스의 정경을 내려다 보며, 아내는 남편의 마지막 편지 한통을 받게 되었답니다. 당신에게 지금보다 훨씬 전에 이 세상의 모습을 찾아 줄 수도 있었는데.... 아직 우리가 세월의 급류를 타기 전에 당신에게 각막 이식을 할 기회가 있었지. 하지만 난 많이 겁이 났다오. 늘 당신은 내게 말하고있었지. 나의 마지막 모습에 대해서... 아직 젊을 때 나의 환한 미소에 대해서 말이오. 하지만 그걸 아오? 우리는 너무나 늙어 버렸다는 것을... 또한 난 당신에게 더 이상 당신이 기억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 줄 수 없다오. 당신은 눈을 잃었지만 그 때 난 나의 얼굴을 잃었다오. 이제는 미소조차 지을 수 없게 화상으로 흉칙하게 변해 버린 나의 모습을 당신에게 보여 주고 싶지 않았소. 또한 우리 생활의 어려움과 세상의 모진 풍파도 말이오. 난 당신이 나의 그 지난 시절 내 미소를 기억하고 있기를 바랬소. 지금의 나의 흉한 모습 보다는... 그러나 이제 나는 떠나오. 비록 당신에게 나의 미소는 보여 주지 못하지만 늘 그 기억을 가지고 살아 가기 바라오. 그리고 내 마지막 선물로 당신이 이제는 환하게 변해 버린 세상을 마지막으로 보기를 바라오. 아내는 정말로 하얗게 변해 버린 세상을 바라 보며 중얼거렸답니다. 난 알아요. 당신의 얼굴이 화상에 흉칙하게 변해 버렸다는 것을... 그리고 그 화상으로 인해서 예전에 나에게 보여 주던 그 미소를 지어 줄 수 없다는 것도... 곁에서 잠을 자는 당신의 얼굴을 더듬어 보고 알았지요. 하지만 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어요. 당신도 내가 당신의 그 미소를 간직하기 바란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죠. 미안해 할 필요 없어요. 난 당신의 마음 이해하니까 말이에요.. 참 좋군요. 당신의 눈으로 보는 이 세상이... 그리고 며칠 뒤 아내도 남편의 그 환하던 미소를 쫓아 하늘로 되돌아 갔답니다....


    배경그림 : 이중섭님의 물고기와 노는 세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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