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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무희
작성일 2004-12-13 (월) 13:40
ㆍ조회: 74  
마음의 고향

▲ 고향집 돌담


고향(故鄕)! 언제 들어도 포근한 이름 고향(故鄕)!
그리움에 추억과 애환이 서린 처마 어딘가에 묻지 않고
바짝 말려 긴급할 때 쓰려고 어머니께서 태를 걸어 둔 시골집!

농사를 지었든, 화전(火田)을 하였든, 바닷고기를 잡았든, 탄광지대였든,
도회지였든 어릴 적 고향은 내 작은 발길이 한 번 닿으면 마음에 차곡차곡 쌓였다.
고향을 떠나온 뒤 그 자리에 있었던 크든 작든 아름답지 않은 것이 무엇이랴!

긴긴 타향살이를 하다 한 번 되돌아가 보면 고향에는
사람들의 수많은 발자국이 지워진 채 자꾸 나에게서 멀어져만 간다.
아련한 그 뒤끝에 못내 아쉬워 한가지라도 붙들어 볼라치면
기억의 수많은 조각은 흩어지고 노인들의 흐릿한 정신상태 마냥 한 발작도 움직일 수 없다.

▲ 눈에 갇힌 느티나무


지친 몸을 이끌고 어귀에 도착하면 느티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개미들이 줄지어 나무를 타고 기어올라 진을 핥아 먹는
여름철에는 우리에게 시원한 그늘이 되었다.
어느 누군가가 평상을 하나 갖다 놓은 뒤로 사람들은
회관이 아닌 당산나무 아래로 부채 하나 들고 몰려 들었다.
수박 한 덩이 있으면 수십 명이 나눠 먹었던 기억이 정겹다.
복숭아를 설이 해 와서는 벌레도 맛있다고 캄캄한 밤에 몰래 먹던 자리.

▲ 눈이 더 하얗지요?


동구를 지나 마을로 들어서면 어느 집에선가 서너 시인데도 벌써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 오른다.
집 앞에 있는 백구가 꼬리를 설레설레 흔들며 엉겨 붙는다.
"그래 반갑다. 백구 잘 있었어?" 한 번 쓰다듬어 주고, 보듬어 주고,
안아줘도 갖은 아양을 떤다. 짐을 내리기도 힘겹게 길을 막는다.
얼마나 사람이 그리웠으면 이토록 놓아주지를 않는다지?

한 번 짐을 옮기고 나자 몇 해 전 더덕 캐러 갔다가 데려온
고양이 '호순이'가 "야옹야옹" 하며 꼬리를 내리고 흔들어 댄다.
한 때 같이 살았던 날을 잊지 않고 반긴다.
"그래, 호순아! 이쁜 호순이가 배가 홀쭉하네! 밥 먹었어?"
호순이는 된장찌개를 잘 먹었다.
생선 비릿내를 조금만 풍겨주면 환장하고 싹싹 비웠다.

▲ 정지문-정제문

 
나일론 양말 때와 흙먼지에 까맣게 색이 바랜 마룻바닥에 물건을 내려놓았다.

이제부터는 추억 속의 집안 연장들과 인사를 해야 한다.
짚으로 만든 도구, 쇠로 만든 도구, 싸리와 대, 나무로 만든 도구가 행랑채를 중심으로
집안 곳곳에 덩그머니 버티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고향에 온 맛을 느낄 수 있다.

먼저 행랑채를 둘러보기로 했다.
행랑은 내 마음에 있는 농업박물관이자 6~70년대를 보존한 생활사박물관이기도 하다.

▲ 쇠스랑과 포크

▲ 되로 주고 말로 받으면 얼마나 좋을까?

▲ 낫

 
퇴비를 뒤집고 긁어모을 때 쓰는 쇠스랑, 퇴비를 높은 곳으로 멀리 던지기 위한 포크,
쇠갈퀴와 대갈퀴도 빠질 수 없다. 외양간 근처에는 무쇠로 만든 작두가 있다.
쇠붙이로 만든 게 이뿐이 아니다.
낫, 괭이, 호미, 곡괭이, 약괭이, 톱, 꺽쇠, 창이 집안 어디라도 숨어 있으면 다행이다.

▲ 싸리나무로 만든 삼태기

▲ 두쥐

▲ 석작

 
싸리도 한 몫 했다. 삼태기가 있고, 채반이 있다. 발채도 있다.
도리깨도 나무로 한 자리 차지한다. 남부지방에서는 대가 많이 쓰였다.
대로 만든 엇가리는 닭장에 놓여 있고 발채, 소쿠리, 바구니,
석작은 정지나 광에 먼지와 함께 세월을 보내고 있다. '챙이'라 했던 키도 있다.

▲ 키

▲ 지게

▲ 쟁기

  
지게가 멜빵에 힘을 잃어가고 녹슨 보습이 끼워진 쟁기가 써레와 나란히 놓여 있다.
추수하는데 쓰인 홀테, 탈곡기, 풍구도 있다.

▲ 용마람

▲ 금줄

▲ 제웅

 
논농사, 벼농사를 하기 시작하면서 짚으로 만든 도구가 일상화되었다.
지붕을 이는데 없어서는 안될 귀중한 재료였던 짚으로 마람을 엮는다.
용마람은 모서리 부분에 물이 스며들지 않게 하기 위해 각별히 더 신경을 써서 엮는
고난도의 기술을 필요로 한다. 한 생명이 태어날 때마다 왼 손 새끼줄을 꼬아 금줄을 만들었고,
고사 지낼 때는 제웅을 만들었다.

▲ 고침

▲ 씨앗병

▲ 달걀망태

  
고침, 수질, 씨앗병, 달걀망태, 짚모자, 짚신, 도롱이, 초분신, 삼태기, 엇가리,
누에섶, 둥구미, 닭둥우리, 망태, 멍석, 덕석, 똬리가 곳곳에 보였다.

빗자루는 종류별로 놓여 있다. 대와 싸리나무로 만든 마당빗자루,
수수와 갈대로 만든 방빗자루가 비스듬히 세워져 있다. 똥장군도 보였다.
 
숫돌이 우물가에 하얀 색을 띠고 있고, 도끼는 무뎌질 대로 무뎌져 있다.
끌과 대패는 사람 손길 안 탄지 오래되었다.
 
본채로 향하자 모서리에 절구와 절구대, 확독이 있다.
정지문을 열고 부엌으로 들어서자 무쇠솥, 체와 얼기미, 놋숟가락,
홍두깨와 조그마한 맷돌이 있다.

마루 한켠에는 사기요강과 숯덩이만 남은 화로에 인두가 놓여 있고
담뱃대가 턱 걸쳐져 있다. 방안 고리짝에는 비녀와 참빗이
새 주인을 못 찾아 버려지듯 있고 광에는 물레와 길쌈할 때 썼음직한 솔이 걸려 있다.
넓은 마당가로 장독대가 들어온다.

▲ 짚모자

▲ 짚신

(농업박물관)사진으로 들려주는 시골이야기



내가 그리는 우리 시골집 - 향기 가득한 집

이런 집을 보면 고향 생각이 난다. 이처럼 아담하고 예쁜 집을 언제나 가질까? 고향 떠나온 뒤로 한 때도 정겨운 고향집 잊은 적 없다.







정지문-정제문 열고 행랑채 앞에 이르면...

고향에 온맛을 느끼려면 우선 추억 속의 집안 연장들과 인사를 해야 한다. 짚으로 만든 도구, 쇠로 만든 도구, 싸리와 대, 나무로 만든 도구가 행랑채를 중심으로 집안 곳곳에 덩그머니 버티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고향에 온 맛을 느낄 수 있다.
행랑채는 곧 마음속의 농업박물관....






방문 창호지

어머니는 조금 한가한 틈을 보아 방문 창호지를 다 뜯습니다. 물걸레로 대야 하나를 준비해서 때가 다 가시도록 쓱쓱 닦습니다. 꺼무튀튀했던 문도 이제 노오란 나무 본색을 드러냅니다. 밀가루를 훌렁훌렁 풀어 휘저어가며 풀을 쒀 두십니다. 풀을 쑤면서 해야할 일이 또 하나 있지요. ‘다우다’라는 새하얀 광목 천에 풀을 먹여 빨래줄에 한 번 걸어 둡니다. 어느 정도 말라 풀이 먹었다 싶으면 먼저 창호지를 바르고 그 위에 천을 바릅니다. 마지막으로 문풍지를 바르면 문 여닫을 때도 별 문제 없었지요. 그렇게 하면 소한(小寒) 추위도 끄덕 없었습니다





장독뚜껑

시골 날씨는 기상청에서 발표한 것보다 3-4도는 낮습니다. 간장이나 된장 등 짠 것은 얼 일이 없기 때문에 그대로 두고 동치미 독과 배추 김칫독은 마람을 엮어 둘러씌우는 데도 짚이 쓰이고 뚜껑도 짚으로 이쁘게 만들어 덮었습니다





무 구덩이 보온

무 구덩이는 얼지 않을 땅까지 파내고 가에 짚을 둘러 흙에 직접 닿지 않게 하고 무를 상하지 않게 차곡차곡 쌓은 다음 짚을 오므리고 나무 작대기를 꽂아 지붕을 만들고 흙을 덮습니다. 흙이 두텁게 쌓이면 그 위에 큰 짚다발 하나를 꽁지를 단단히 묶고 눈이 쌓여도 안으로 스며들지 않고 바람이 들어가지 않게 착착 마무리 묶음을 합니다. ‘우지뱅이’가 다 되었으면 가랭이를 쫙 펴서 올려놓으면 무에 바람이 들어 갈 염려도 없고 냉기가 들어 찰 까닭도 없이 경칩 때도 싱싱한 무를 보관해두고 먹었습니다





멍석 하나

멍석 하나 있으면 시골에선 짱입니다. 윷놀이 때, 추어탕 먹을 때, 대사치를 때, 멍석말이 할 때 긴요하게 쓰입니다





옹기종기 장독대

한 집안의 장맛을 보면 음식 솜씨를 알고, 장맛은 장독에서 나온다고 합니다





복조리 한 쌍

이제 복조리 장사는 대부분 사라졌다. 연세가 많아 자연으로 돌아가신 분들이 허다하고 복조리 없이도 살 수 있는 세상이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쌀을 일 필요도 없이 좋은 세상이 왔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의 일을 어른들로부터 듣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똥장군을 올려 놓은 지게

“아부지, 제 지게 언제 맹그라 줄라요?”
“형 것은 작년에 만들어 주셔놓고 왜 그러시요?” 하며 다부지게 여쭙고 따졌다.
“글고라우 옆집 아그들도 다 만들었다구만이라우~”

그런데도 어르신께선 묵묵부답이었다. 그해 가을이 되고 해가 바뀔 즈음이자 한글을 깨우칠 무렵 아버지께 또 몇 번이고 졸랐더니,

“알았네, 우리 아들 말도 잘 듣고 부지런한께 이쁜 지게 하나 맨들어줘야제. 아부지가 나무를 봐 뒀다. 소나무를 벼다가 잘 말려야 헌께 쬐까 시간이 걸릴 건게 그리 알거라.”
“예, 아부지.”






옛 부엌의 모습




하늘이 내린천




시골집 대표선수-가보 1호




측간과 퇴비




▲ 쇠죽 쑤던 솥단지




▲ 짚삼태기 - 주로 퇴비나 식은 재를 담았던 도구




▲ 닭의 안전가옥 엇가리
병아리와 닭이 살쾡이와 족제비, 고양이로 부터 안전한 보금자리





▲ 둥구미




▲ 닭둥우리, 둥지죠.
21일만에 바람에 날릴것 같은 이쁜털을 갖고 '삐약삐약' 병아리가 날개짓을 합니다





▲ 소꼴 담는 망태




▲ 멍석과 채반이 걸려 있네요




▲ 똥장군 지고가다 엎어지면 어찌 되는 줄 아시죠?




▲ 마른 곡식을 찧는데 썼던 절구와 절구대
남도에서는 도구통, 도굿대라고 불렀습니다





▲ 할머니 께서는 평생 담뱃대에 봉초를 꼬깃꼬깃 넣어 입에 대고 사셨습니다.
뻐끔뻐끔 하시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 꺼진 것 같던 불도 헤집어 보면 살아있던 화로.
적사에 고구마를 납작하게 잘라 올려 놓으면 맛있게 구워졌지요





▲ 쇠스랑과 포크




▲ 되로 주고 말로 받으면 얼마나 좋을까?

퇴비를 뒤집고 긁어모을 때 쓰는 쇠스랑, 퇴비를 높은 곳으로 멀리 던지기 위한 포크, 쇠갈퀴와 대갈퀴도 빠질 수 없다. 외양간 근처에는 무쇠로 만든 작두가 있다. 쇠붙이로 만든 게 이뿐이 아니다. 낫, 괭이, 호미, 곡괭이, 약괭이, 톱, 꺽쇠, 창이 집안 어디라도 숨어 있으면 다행이다




▲ 싸리나무로 만든 삼태기




▲ 두쥐




▲ 석작

싸리도 한 몫 했다. 삼태기가 있고, 채반이 있다. 발채도 있다. 도리깨도 나무로 한 자리 차지한다. 남부지방에서는 대가 많이 쓰였다. 대로 만든 엇가리는 닭장에 놓여 있고 발채, 소쿠리, 바구니, 석작은 정지나 광에 먼지와 함께 세월을 보내고 있다. '챙이'라 했던 키도 있다




▲ 쟁기

지게가 멜빵에 힘을 잃어가고 녹슨 보습이 끼워진 쟁기가 써레와 나란히 놓여 있다. 추수하는데 쓰인 홀테, 탈곡기, 풍구도 있다




▲ 용마람




▲ 한 생명이 태어날 때마다 왼 손 새끼줄을 꼬아 만든 금줄




▲ 고사 지낼 때 사용하는 제웅




▲ 고침




▲ 씨앗병




▲ 달걀망태




▲ 짚모자




▲ 짚신




▲ 석작




▲ 죽부인




▲ 키

220.70.213.166 鄭定久: 시골 우리집 하구 똑 같네요... 옛날 생각나게 하눔만 좋은 자료 입니다. 영구이 보존.. -[12/13-16:46]-
221.145.195.221 정무희: 살기는 힘들었는지 모르지만 인정이 넘치던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종씨는 어느곳에 지금도 초가집이 있으시다니 부럽습니다. 요지음 같으면 군불 때고 등짝좀 지지고 십습니다. 아~~~그립다 그시절이~~~~ -[12/13-16:54]-
210.207.19.194 상파울러 강: 지는요 평안북도 신의주 정주 서주동 출신이라 고향을 떠나올대가 6-25사변에 피난길에 피난올때가 6살에 먹지도 못하고 죽어라 제주도 까지 피난 갔다가 다시 서울 까지온것 생각하면 "왜"살겠다고 했는지 지금 생각하면 이해가 가지않습니다.지금은 "제2고향을 만들어 살아가고 싶은마음입니다.. 남들은 다 고향이 있는데 왜 고향이 없이 실향민 생활 해야하는지 알길이 없네요..정무희 회장님 마음에 고향 잘보고 갑니다..... -[12/13-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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