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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선주        
작성일 2005-09-04 (일) 21:30
ㆍ조회: 289  
고통 그리고 환희

  
           - 춘천 마라톤 완주기 -

조선일보 춘천 마라톤 대회 는  전통 있고, 산과 호수를 끼고 도는 코스가 매력 만점 이였다. 더 이상 망서 릴 이유가 없었다.
서둘러 신청을 마쳤다, 춘천마라톤은 8번째 도전이기에 좀더 좋은 기록을 내고 싶은 욕심에 마라톤 훈련프로그램, 부상방지법, 완주비결 등등 마라톤에 관련된 여러 가지 자료들을 인터넷에서 검색하여 탐독하고, 참고하면서 훈련하고, 마라톤 용품도 좀더 나은 것으로 구입 교체하고, 대회 3주를 남겨 놓고 연속 2회에 걸쳐 하프 마라톤대회에 참가하여 체력과 컨디션 체크, 영양 보충 등 나름대로 완주를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하였다.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다는 그 하나만으로도 훈련이 즐거웠고, 기다림이 행복 이였다.
드디어 결전의 날! 청량리발  춘천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차창 밖을 스쳐 가는 가을 산은 붉게 물들어 아름다움을 한껏 뽐내고 있었다. 가을 정취에 취하다 보니 어느새 춘천에 도착하였다. 경기장 안팎에는 참가자 및 그 가족으로 붐비고 있었고 축제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었다. 
옷을 갈아입고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기 시작했다. 서서히 몸에 열기가 감돌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마라톤 열기에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대회 참가자 2만 4천명, 달림이들의 뜨거운 관심이 조선일보 춘천 마라톤 대회의 명성과 권위와 전통을 말해주고 있었다. 운동장을 가득 메운 달림이들의 모습에 즐거움과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드디어 출발!
경춘가도에 오색찬란한 기운이 뻗치고 그 넓은 길이 좁다하고 서로 밀리고 부딪치고 추월하고 42.195km 대장정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출발 후 4km정도의 언덕길을 무난히 통과, 내리막 주로 콧노래를 부르면서 한껏 기분을 살렸다. 주로 오른쪽으로 의암호가 눈에 들어온다. 시원함이 물밀 듯 밀려들고 몸은 깃털처럼 가볍다. 나만 그런가 좌우를 살펴보니 달림이들의 얼굴에 미소가 번지고 달리는 자체를 즐기고 있었다. 이런 사람들과 함께 한다는 이 순간이 행운이요 행복 그 자체였다.
의암 땜을 건너 방향을 바꾸어 왼쪽에는 삼악산을 오른쪽에는 의암 호수를 끼고 달렸다. 평탄한 주로에 날씨마저 쾌청하여 달리기에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었다.
가을 속을 달린다. 산도 달리고, 호수도 달린다. 가을과 산과 호수와 내가 하나되어 달리니 내가 곧 자연이 아닐까?
날씬한 몸매, 건강미 넘치는 여성 달림이의 힘찬 역주에 감탄 또 감탄하면서 보는 아름다움을 덤으로 선물 받았으니 이 또한 즐겁고 기분 좋은 일---
호수가 주변에 간간히 응원하는 사람들에게 답례를 하면서 5km마다 설치된 급수대는 빠뜨리지 말고 들려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물 1컵 꿀꺽, 잠시 가쁜 숨을 몰아쉬고 시계를 본다. 계획된 페이스가 유지되고 있는가?
10km지점을 48분대에 통과하였다. 계획보다 약간 오버 페이스 하지만 지금의 몸 상태로는 큰 문제될 것 같지 않았다.  호수와 산의 경치를 관망하면서 여유롭게 달렸다. 간혹 포기하고 번호표를 떼고 역 주행을 하거나 걷는 사람이 눈에 띄였다. 왠일일까? 벌써 포기하다니 아쉽다는 생각과 함께 이유가 있겠지---
앞서 달리는 달림이를 본다. 기운이 넘친다. 내 딛는 발걸음도 가볍다. 훈련을 많이 했구나. 대단한 사람들이야. 나도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달려야지 힘을 낸다.
15km를 지났다. 아! 이게 웬일일까? 양쪽 무릎에 약간의 통증이 느껴진다. 이제 겨우 15km 왔는데 갈 길은 먼데 걱정이 태산이다. 너무 무리했나? 몸이 긴장된다. 일시적인 현상이길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2-3km를 더 달렸다. 신기하게도 통증이 서서히 가라않는다. 안도의 한 숨을 쉰다. 테이핑 덕을 톡톡히 보는구나 여기에 생각이 미치니 사전 준비가 이래서 필요함을 절실히 깨닫는다.
춘천댐에서 흘러내리는 물의 흐름을 감상할 여유도 생기고, 강 건너편 주로에 급수대가 보이고 자원봉사 요원의 유니폼 색깔이 유난히 반짝인다. 시간이 이른가 건너편 주로를 달리는 달림이는 보이지 않는다.
멀리 춘천댐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20km 지점을 1시간 36분대에 통과하였다. 평소 하프 마라톤을 달릴 때와 큰 차이가 없었다. 이런 속도를 유지한다면 3시간 30분대는 가능하겠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하프 거리를 지났다. 이제부터 나와의 싸움이 시작된다. 다시 한번 완주의 각오를 다짐한다.
춘천댐을 가로질렀다. 주로의 방향이 바뀌면서 내리막 주로가 한동안 이어지고 있었다. 왼쪽 무릎에 통증이 다시 오기 시작한다. 응급조치로 맨담 로숀을 발랐다. 싸하면서 후끈한 기운이 무릎을 감싸고돌았다. 약효가 돌면서 통증이 약간 수그러들었다. 기분이 좋았다.
내리막 주로가 끝날 무렵 다리에 전해 오는 충격은 엄청났지만 호흡은 안정되었다. 25km 급수대 물 2컵을 들이키고 또다시 맨담 로숀을 발랐지만 약효를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계속되었다. 약 2-30m를 걸었다. 마음이 바빠진다. 완주 목표 기록 3시간 40분 다시 몸을 추스린다. 달려야 한다는 욕망이 불끈거리고 통증과 싸움이 시작되었다. 26km, 27km 갈수록 걷고 쉬는 달림이들이 늘어난다. 이들을 보니 걷고 싶다는 충동을 뿌리치기 쉽지 않다. 걸어야 할 구실을 만들라는 악마의 유혹이 귓가에 맴돈다. 급수대가 나오기만 학수고대하면서 달린다. 물을 먹는다는 핑계로 잠시 걷는것은 내 자신이 용서되리라는 얄팍한 꼼 수를 부리면서 몸과 타협해 본다.
30km지점을 2시간 30분대에 통과하였다. 이제 12.195km만 가면  마라톤도 끝난다. 그런데 너무나 아득하게 느껴진다. 지나온 30km보다 더 멀다는 느낌이 공포스럽게 몰려온다. 다시 맨담 로숀을 발라본다. 통증을 완화시켜 주기에는 역부족이다. 발랐다는 그 사실만으로 위안을 삼고 달렸다.
이곳 소양강변 맞은편에서 당시 군생활(방커작업)을 생각하며 부대앞을 지나려니 잠시 34년 전으로 돌아가 본다. 스쳐 가는 그리운 얼굴들 지금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지낼까? 정들었던 거리의 풍경을 찾기 위해 두리번거렸지만 옛 거리의 풍경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었다. 다리에 경련이 일어날 조짐과 함께 밀려오는 무릎의 통증이 회상을 멈추게 했다.
35km표시판을 뒤로 한 채 힘겨운 달리기는 계속되고 시내가 가까워지면서 연도에는 응원 나온 시민들의 수도 늘어나고 있었다. 군악대 연주, 춘천 시민의 응원에도 불구하고 에너지가 고갈된 탓인지 기운이 솟지 않는다.
 완주 목표포기, 4시간 안에만 들어가자. 눈물이 핑 돈다. 아 이제는, 맛이갔구나 그동안 24번의 풀코스를 완주하며,  이렇게 주저 않다니 머리 속이 멍하다 못해 하얗다. 왜 이런 고통을 자초할까? 풀 코스는 이제 다시하지 말아야지, 무슨 일이 있어도 완주야, 그만 포기해, 힘드니까 걸어서가, 갈등과 혼돈의 순간 순간 들이 나를 끝없이 괴롭힌다. 조금만 힘내세요. 다 왔어요. 어느 여학생의 외치는 소리가 귓가를 때린다. 다시 정신을 가다듬는다.
소양강 다리를 건너 우측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40km지점 통과, 이제 2.195km. 다시 이를 악문다. 여기서 포기나 걷는 것은 나에 대한 모욕이요, 연도에 늘어선 춘천 시민에 대한 모독이다.  마지막 투혼을 불사르자. 하지만 눈이 감긴다. 천 만근 짓누르는 무게를 감당하기에는 너무 버겁다. 운동장이 시야에 들어온다. 열광의 환호 소리가 점점 가까워진다. 그래도 흥이 나질 않는다. 빨리 결승점을 통과하여 쉬고 싶다는 생각 뿐 다리는 무의식적으로 달리고 있었다. 트랙의 붉은 색 바닥이 유난히 아름답게 느껴진다. 끝점이 저기다. 윙윙 시간을 계측하는 기계음 소리가 점점 가까워진다. 짙은 녹색의 매트가 너무 반갑다. 밟았다. 전광판 시계는 3시간 49분을 표시하고 있었다.  힘든 와중에도 내 기록시간 을 계산해본다. 4분에 출발 대략 3시간 45분 봄.동아마라톤 기록보다 8분 뒤졌다. 조금만 더 힘낼 껄. 이것도 찰라 나는 해냈다. 마음속의 환호가 푸른 가을 하늘속 멀리멀리 메아리 쳤다. 힘든 고통이 이 순간 환희와 감동으로 승화되었다. 뒤이어 들어오는 많은 달림이들에게 파이팅을 외쳐준다. 42. 195km의 대장정은 이렇게 끝났다. 춘천 막국수 한 그릇에 피곤을 달래고 춘천발 서울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한계를 극복한 환희가 넘치는 하루였다. 내년 춘천마라톤을  다시 기약하면서,,,,

    지난 가을 힘들었던 레이스를 다시 회상 해보며 적어봤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셔 고맙습니다

   

 태풍 나비 가 북상중 이라네요  대비하셔 피해가  없으셔야 겠습니다.  전우님 이 가을 건강하시길 기원드립니다


218.155.206.126 이병도: 김선주 전우님의 체력과, 마라톤 이력은 가히 감탄할 정도 입니다. 춘천 마라톤 완주를 축하 합니다. 부럽습니다. 다음에도 좋은 소식이 기대 됩니다. -[09/05-09:43]-
220.76.164.48 김 석근 : 인생도 마라톤이라고 하지요. 출발점과 결승점을 분명히 알아야 하고, 또한 그 코스<삶의 과정>이 편할 때가 있고 지칠 때가 있을 때, 마음과 체력을 잘 다스려야 낙오되지 않고 꼴인점에 도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김 선주 전우님의 강한 의지와 체력, 그리고 완주하심에 갈채를 보냅니다. -[09/05-10:43]-
222.238.240.69 홍 진흠: 그 누구도 감히 흉내를 낼수없는 마라톤 완주를 그것도 24차례나 했다는 사실이 놀라게 합니다. 대단한 기록-절로 머리가 수그러 집니다. 김 선주님의 인내와 투지에 놀랐스며 참으로 장하십니다. -[09/05-20:39]-
211.238.78.185 이호성: 김선주님의 투지와 체력에 경의를 표함니다.걷기도 이핑게저핑게가 많은 요즈음인데.. -[09/06-08:13]-
220.72.26.67 김선주: 이병도선배님. 김석근맹호 대선배님. 의정부홍진흠 분대장님. 이호성 선배님, 너무들 과찬을 해주셔서 좀 민망하지만, 후배를 격려하시는 선배님들 의 마음이라 생각하고 힘닿는데 까지 뛰면서 열심히 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건강들하시고요, 다시 뵐때까지 안녕히 계십시요
-[09/06-11:46]-
222.107.126.101 권태준: 김선주 전우님 정말 대단 하십니다 그용기와 집념으로 그힘든 마라톤을 완주한 김선주 전우님이 안케의 영웅답읍니다 정말 존경스럽고 자랑스럽읍니다 안케전투에 같이 참전한 전우로서.....항상 건강 하십시요 -[09/10-08:56]-
220.72.34.99 김선주: 권전우님 늘 격려와 칭찬을 해주셔 고맙습니다 ,, 안케 전투수기가 회가 거듭할수록
재미있습니다 기대됩니다 코앞이 추석이네요 즐겁고 보람찬 명절되십쇼.건강하시구요
-[09/12-23:00]-
210.116.137.86 서건작: 김선주 전우님 반갑습니다. 일면식도 없지만 님과 나는 우선 두가지의 일치한 점이 있습니다. 첫째는 누가 뭐래도 생사를 초월한 참전 전우며 둘째는 나도 달리미라는 겁니다. 님의 글 읽고 드디어 우리 전우중에 달리미가 있다는 사실에 너무 반가웠습니다. 저도 풀을 20회 완주했지만 기록은 님보다 떨어집니다. 월남에서는 67년~69년 연장 근무로 맹호 1연대 2대대 7중대 전투병이었습니다. 가끔 이창을 들여다 보다가 오늘 대박이 터진 기분입니다. 다시 한번 반갑습니다. -[09/15-20:03]-
220.72.26.11 김선주: 뵙게되여 영광입니다 , 전 기갑연대 11중대 출신으로 71년도(맹호6진)근무한 후배입니다. 선배님의 울트라 참가기및 동아대회도 읽어봤습니다,정말 대단하십니다 많은 지도와 편달을 해주십시요 고맙습니다.추석잘지내시구요 다시뵙겠습니다 ..... -[09/16-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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