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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성훈        
작성일 2003-06-24 (화) 13:52
ㆍ조회: 84  
보훈
報勳에 대한 생각

6월을 우리는 호국보훈의 달로 정하고 있다. 국가를 위해 헌신한 사람들을 이 사회가 기리겠다는 것이다. 그 어느 나라에도 보훈을 기리는 날이 있다.

국가를 위해 공헌한 사람이 수없이 많지만 그런 사람들 중에서도 군경활동을 통해 국가에 공헌한 사람들을 보훈 대상에서도 으뜸으로 친다. 어느 누구보다도 어려운 여건을 마다하지 않고 최악의 조건 속에서도 국가를 위해 자기를 희생한 사람이 바로 그들이기 때문이다.

자기 희생의 일념으로 국가를 위해 용감하게 봉사한 사람이 바로 그들이다. 그분들이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우리나라도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자기 목숨 하나쯤은 별것 아니라는 각오로 국가를 위해 봉사한 사람들을 기리는 것은 제대로 된 사회라면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도 보훈에 대한 생각이 우리의 일상적인 삶 속에서 점점 엷어지고 있다. 이제는 아예 보훈이라는 단어 자체도 한글사전에서 찾아보기 어려워지고 있다. 웬만큼 큰 한글 사전이 아니면 보훈이라는 단어를 아예 다루고 있지 않다. 초등학교 학생을 위한 한글사전에서도 보훈이라는 단어를 찾아보기가 어렵다.

보훈이라는 단어가 어려운 한자라서 그런 것만은 아닐 것이다. 보훈이라는 말이 우리의 삶에서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단어이기 때문에 그래도 된다는 생각이 번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학교에서도 보훈은 이제 하나의 행사일 뿐이다. 그래서 적당히 하루를 때우는 식으로 행사를 치르고 만다.

1950년대나 6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우리 사회에서 군경상이용사들을 마주치는 일은 흔한 일이었다. 그들의 처지는 참으로 어려웠다. 그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사회의 메마름 때문에 그들이 거칠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들의 거친 행동에 대해 사회적 시선은 따갑기만 했다. 지금도 그런 인상을 가진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사정이 그렇기는 했지만 그래도 사회 일각에서는 상이용사와 보훈이 서로 겹쳐져 보훈의 의미가 사회 이곳저곳에 확산돼 있었던 것을 부정할 수 없다. 그때와 달리 이제는 사정이 꽤나 달라졌다. 보훈이 중요하다고 말로만 외친다고 해서 죽어가는 보훈에 대한 감각이 쉽게 되살아날 것 같지는 않다.

이제는 군경용사들이 다시 한번 더 사회의 귀감이 돼야 한다. 그래야 보훈의 의미도 다시 살아날 것 같다. 나는 그런 것을 경험했기에 그 가능성을 굳게 믿는다.
경기도 분당에서 서울로 가는 좌석버스에서 일어난 일이다. 아침 출근 시간대였다. 나도 그 버스에 올랐다. 나이가 지긋한 노인 한분이 손에 가방을 든 채 버스에 올랐다. 그 노인은 차비를 내려다가 매우 난감한 표정이 되었다.

지갑을 집에 두고 온 모양이었다. 급한 일로 서울에 가야한다고 했다. 오늘은 그냥 태워주면 안되겠느냐고 물었다. 운전기사는 운전하기에도 바쁘다는 듯 빨리 내리라고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그 노인은 한번 더 호소했다. 버스가 떠날 시간이 잠시나마 지연되는 느낌이었다. 버스에 탄 사람들의 얼굴이 일그러지는 것 같았다. 두 말할 필요가 없다는 표정들이었다. 노인에게 하차할 것을 요구하는 눈치가 역력했다.

노인은 낙담하는 듯 했다. 힘겹게 오른 버스계단 아래로 내리려고 하는 참이었다. “잠깐만요~ 기사 아저씨. 여기 만원 있어요. 저 할아버지를 태워드리세요. 남는 돈은 저런 분들이 타시면 다음 번에도 그냥 태워드리세요” 하면서 만원을 차비 수거통에 넣으려고 일어서는 승객이 있었다. 새까맣게 햇볕에 그을린 구릿빛 손을 가진 승객이었다. 일등병 계급장을 단 앳된 병사였다. 휴가를 나온 병사인 것 같았다.

나는 그날처럼 부끄러워 본 적이 없다. 내가 본 손은 장군의 손도 아니었다. 목회자의 손도 아니었고, 지성인의 손은 더더욱 아니었기 때문이다. 내가 본 손은 사회의 양심을 더듬어가는 일등병 천사의 손이었다. 나는 그날 그 일등병의 손을 통해 보훈하는 아름다움을 보았다.

<국방일보객원논설위원 연세대 교수, 교육학 한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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