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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일근        
작성일 2007-07-02 (월) 23:08
ㆍ조회: 434  
◇ 법이 보호하지 않는 이자 안 갚아도 되죠!
대검찰청 홍보기획관실 김진숙부공보관
 
등록대부업 이자는 연 66%, 무등록대부업 이자는 연 40%


돈에 웃고 돈에 우는 세상~, 돈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쩐이라면 무엇이든 OK~ 인기리에 방영중인 “쩐의 전쟁”의 테마음악이다. 엘리트 코스를 밟아 잘 나가던 증권회사 펀드매니저 금나라(박신양 분)가 노숙자로 전락, 결국 피도 눈물도 없는 사채업자로 변모해가는 과정을 통해 우리 사회의 자화상을 적나라하게 그려내고 있는 “쩐의 전쟁”은 사채업자들의 이야기다. 

흔히 “사채업”이라고 일컬어지는 대부업을 규제하기 위하여 2002. 8. 26. 대부업의등록및금융이용자보호등에관한법률(이하 대부업법이라고 함)이 제정되었다.
이 법에 의하면 대부업을 하고자 하는 자는 영업소 관할 시·도에 등록을 하여야 한다. 대부업자는 이자로 연 66%를 초과하여 받을 수 없고 폭행, 협박을 사용하는 등의 불법적인 방법으로 채권 추심을 할 수도 없으며 위반한 경우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그러나 서민들을 울리는 연 200% 이상의 고리대금업자들은 대부분 무등록 대부업자다.
대부업법 제11조에 의하면 무등록 대부업자의 경우도 등록대부업자와 같이 연 66%의 이자율을 준수하고 불법적인 채권추심을 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등록조차 하지 않은 무등록대부업자들이 그러한 원칙을 지킬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러한 무등록대부업체의 고금리 이자율을 연 40%로 제한하기 위해 이자제한법이 2007. 3. 29. 제정되었는데 2007. 6. 30.부터 이미 시행이 되고 있다.


“사채업자에는 두 부류의 사채업자, 즉 발바닥에 땀나도록 돌아다니면서 돈 받는 부류와 앉아서 돈질해가면서 껍질도 안 까고 낼름 삼키는 부류가 있다.”고 금나라는 말하지만 현행법상 사채업자는 등록대부업자와 무등록대부업자의 두 부류가 있을 뿐이다.  
 
◇ 신체포기각서는 무효 

극에는 대부와 관련된 다양한 형태의 계약이 출몰하고 있다. 


금상수(남일우 분)에게 빌려준 사채 4억원을 받지 못한 마동포(이원종 분)가 딸의 결혼식 축의금을 가져가기 위해 결혼식장으로 찾아오자 금상수는 마동포에게 신체포기각서를 써준다.
“본인은 마동포로부터 4억원을 대출받았으나 약속기한까지 대출금을 변제하지 못하였기에 계약에 따라 담보물로 설정된 주요 장기를 비롯한 신체전부에 대한 권리를 사업자 마동포에게 양도하며 이를 확인하여 분란의 여지를 없애고자 이 각서를 작성합니다.”

근대민법의 3대원칙의 하나인 계약 자유의 원칙에 따라 누구나 자유의사에 따라 계약을 맺을 수 있고, 법도 그 법률관계를 승인하여야 한다. 하지만 계약 자유의 원칙은 무한한 것은 아니어서 일정 경우에 제한을 받는다.
즉 민법 제103조, 제105조에 의하여 강행법규에 위배되거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배되는 경우에는 그 계약은 무효이다. 장기등이식에관한법률은 돈을 받고 장기를 매매하거나 매매 약속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고 위반할 경우 처벌규정을 두고 있는 강행법규인 점에 비추어 신체포기각서 계약도 무효일 것이다.


또 서주희(박진희 분)의 부친 채무를 대신 갚아준 금나라는 서주희를 담보로 설정한다. 즉 “나 서주희는 금나라에게 빌린 5,000만원의 담보로 설정되어 변제할 때까지 담보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겠습니다.”라는 각서를 작성해주고 금나라의 노예(?)가 된다. 그러나 담보는 물건임을 요하고 사람을 담보로 설정하는 행위는 인격권을 침해하여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배되므로 그 계약의 효력도 인정될 수 없는 것이다.


이차현(김정화 분)의 할머니 봉여사(여운계 분)는 금나라의 마음을 떠보기 위해 돈을 주면서 손녀딸과 헤어지라고 요구한다. 매몰차게 돈 봉투를 거절하고 나가던 금나라는 어머니의 병원비가 없어 당장 병원에서 나가야 한다는 여동생의 전화를 받고 결국 돈을 받고 각서를 써준다. “나 금나라는 돈을 받는 대신 다시는 이차연을 만나지 않겠습니다.”


이 각서의 효력에 대하여는 논란이 있을 수 있으나 계약의 내용이 금나라의 자유를 극도로 제한하는 것으로 인정된다면 반사회적 행위로 무효가 될 수도 있다.


◇ 불법적 채권추심 안 되거든요 

빌려준 돈을 받기 위한 채권의 추심은 적법한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대부업법 제10조는 불법적 채권추심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즉,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하거나 위계, 위력을 사용하는 방법, 채무자 혹은 관계인(채무자의 가족, 동거인, 직장 동료 등)에게 채무에 관한 허위사실을 알리는 방법, 엽서에 의하는 등 채무자 이외의 다른 사람이 채무사실을 알 수 있게 하는 방법, 채무자 혹은 관계인에게 공포심과 불안감을 유발하여 사생활 혹은 업무의 평온을 심히 해치는 방법으로 채권 추심을 한자는 대부업법 제19조에 의하여 처벌받게 된다.
또 이 규정은 무등록대부업자에게도 적용되므로 누구든지 불법적인 채권추심행위를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극중 마동포의 똘마니들이 돈을 받기 위해 금나라가 근무중인 증권회사에 찾아와 졸졸 따라다니거나 금나라의 집으로 냄새나는 노숙자 조철수(김형범 분)를 데리고 찾아온 후 자장면을 시켜 먹고, 옷을 벗고 집안을 돌아다니면서 심지어는 조철수가 춥다고 하면서 금은지(이영은 분)의 침대로 뛰어드는 것은 대부업법 제10조에 규정된 사생활의 평온을 심히 방해하는 행위로서 모두 처벌대상인 것이다.


마동포가 서주희에게 부친 서인철(박인환 분)의 빚을 갚으라고 독촉하면서 서주희가 근무하는 소망은행에 찾아와 돈을 갚으라고 소리치고 머리채를 휘어잡는 행위도 모두 위 조항 위반이다.


뿐만 아니라 불법채권추심행위가 형법 등 실정법을 위반하는 경우에는 대부업법 위반죄와는 별도의 죄를 구성한다. 


마동포 일행은 금은지의 결혼식이 시작되자 축의금을 가져가려 하고 축의금을 줄 수 없다고 실랑이하는 과정에서 금은지의 결혼식은 아수라장이 된다.   아무리 부친인 금상수에게 채권이 있더라도 금상수의 명시적인 승낙이 없는 한 마동포 일행이 축의금을 빼앗아 간 행위는 형법 제331조 제2항의 “2인 이상이 합동하여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특수절도죄에 해당이 될 것이다.(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


봉여사는 금나라가 손녀 이차연과 헤어짐을 조건으로 돈을 받아 병원으로 가자 그 사실을 채권자인 마동포에게 알려주고, 마동포는 똘마니들을 보내어 금나라가 계산하려던 병원비를 가로채는데  이 경우도 같은 죄에 해당된다.     

마동포의 똘마니들은 심지어 돈을 받기 위해 금은지를 붙잡아 접대부로 술집에 팔아넘기는데 이는 형법 제276조의 체포죄에 해당될 것이다.(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
만일 똘마니들이 금은지로 하여금 성매매를 조건으로 대가를 받고 팔아넘겼다면 형법 제288조 제2항의 “추업을 목적으로 부녀를 매매한” 부녀매매죄 내지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제18조 제3항 제3호의 “성매매 목적의 인신매매를 한 자”로 처벌받을 수 있을 것이다.


◇ 금나라의 불법도 만만치 않죠~ 마동포와 한끝 차이?
 
금나라가 마동포를 전주로 삼기 위해 마동포의 사채업 사무실에서 일하면서 사채업자로 변신한 후 자신의 채권추심은 합법이라고 주장하지만 금나라의 방법도 합법적인 것은 아니다. 그 역시 불법의 바다를 헤엄치기는 마찬가지... 양심 때문에 주저하지만 실행에 옮긴다면 결국 같은 것이다. 




금나라는 1,000만원을 갚지 못한 아들이 무일푼이 되자 아들의 보증인인 청소부 아버지에게 찾아간다. 아버지는 난 모르는 일이니 차라리 아들을 데려다 죽이든지 살리든지 마음대로 하라고 말한다.
금나라는 꾀를 내어 그 아들이 고깃배를 타다 배가 뒤집혀 죽었다고 소문을 내어 상가를 차린 후 조의금을 받는다. 금나라는 조의금 1,130만원을 건네주는 아버지에게 그대로 받으면 사기가 되니 조문객들에게 일단 돈을 돌려주라고 말한다. 아버지는 조문객들을 찾아가 죽은 줄만 알았던 아들이 살아 돌아와 조의금을 돌려주겠다고 하나, 아버지의 딱한 형편을 아는 조문객들은 아들이 살아온 축하금으로 생각하고 그대로 가지라고 승낙한다.
금나라는 그러한 승낙행위로 가짜로 조의금을 받은 행위가 합법이 되었다고 말하지만...


형법 제347조는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을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사기죄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금나라와 아버지가 공모하여 멀쩡히 살아있는 아들이 죽었다고 거짓말을 하고 조의금을 받은 때 이미 사기죄는 완성되어 기수에 달한다. 피해자의 의사가 중요한 친고죄나 반의사불벌죄가 아닌 이상 죄를 지은 후에 용서를 받았다고 해서 죄가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더욱이 아버지는 조문객들에게 사실대로 빚을 갚기 위해 거짓 조문을 받은 사실을 알린 것이 아니라 죽은 줄 알았던 아들이 살아 돌아왔다고 재차 거짓말을 한 것이다. 
또한 금나라는 서주희가 강인혁(장동직 분)을 사랑하지 않는 사실을 알면서도 아버지인 서인철의 빚을 갚기 위해 강인혁과 결혼하라고 권유한다. 그러나 막상 결혼식장에서는 하객들을 상대로 그 결혼이 무효라고 선언하면서 서인철의 빚을 받기 위해 축의금을 챙긴다.
그러나 서주희의 부친이 명시적으로 승낙한 것도 아니고, 일부 하객들은 돈가방을 가져가지 못하도록 매달리는데도 마동포가 하객들을 잡는 사이 금나라가 돈가방을 빼앗아 갔으므로 금나라의 행위 역시 형법 제 331조 제2항의 특수절도죄를 구성하는 것이다.   

금나라는 갈매기파 넘버 3 김동구(김뢰하 분)의 채무 2,000만원을 받아내기 위해 노숙자 조철수를 아랍국 파견용 특수훈련을 받은 요원인 것처럼 꾸민다.

금나라의 예상대로 김동구는 조철수에게 갈매기파 두목 오재봉(이재용 분)을 없애버리라는 제안을 하고 금나라는 조철수로 하여금 이를 입증할 영수증까지 받게 한다.
그 후 금나라는 김동구에게 그 영수증을 두목인 오재봉에게 보여주겠다고 협박하여 결국 김동구로부터 2억원을 받아내는데 성공한다.
겉보기에는 금나라가 돈을 갚지 않는 조폭 김동구를 멋지게 골려준 것처럼 보이지만 김동구를 협박하여 돈을 뜯어낸 것이므로 현행법상 금나라는 형법 제 350조의 공갈죄에 해당되는 것이다.(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


극은 피도 눈물도 없는 참 나쁜 사채업자와 풍운의 뜻을 펼치기 위해 날개를 접고 악착같이 돈을 버는 착한 사채업자를 교교히 대비시키고 있지만 어느 쪽이든 사채업의 이익이 크면 클수록 헤쳐 나가야 하는 불법의 수렁은 깊기만 하다.


물론 날 때부터 금수저를 입에 물고 나왔다는 이차연처럼 사채업의 목적이 돈 때문이 아니라 빚처럼 쌓인 사랑의 미련 때문인 경우에는 요트를 타고 불법의 바다를 건널 수 있을 지도...


◇ 아빠의 빚 대신 갚아야 하나요? 

극중 금나라는 부친의 빚을 갚기 위해 동분서주하다가 결국 직장을 잃고 신용불량자로 전락 노숙자로 밤거리를 떠돈다.
금은지는 장례식장에서 신체포기각서를 들이밀면서 시신을 가져가겠다는 마동포 똘마니들의 위협에 못이겨 “나 금은지는 아버지 금상수를 대신해 빚을 갚겠습니다”라는 각서를 써주고 빚을 갚기위해 술집에 취업까지 한다.
과연 금상수의 빚을 금나라와 금은지가  갚아야 할 것인가?


금상수(법적으로 피상속인이라고 함)가 사망한 순간 금상수의 모든 재산과 채무에 대하여 상속이 개시된다.
금나라와 금은지(상속인)는 민법 제1019조 제1항에 의하여 부친이 사망한 사실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안에 상속재산에 대하여 단순승인, 한정승인 또는 포기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첫째 단순승인은 금상수의 재산과 채무를 무한으로 승계하는 것이다. 민법상 단순승인의 방식에 대하여는 규정이 없으므로 부친이 사망한 사실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안에 한정승인이나 포기의 의사표시를 하지 않는다면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본다(민법 제 1026조)


둘째 한정승인은 상속으로 얻은 재산의 한도에서 피상속인의 채무를 승계하는 조건으로 상속을 승인하는 것이다.(민법 제1028조) 예컨대 부친이 2억원 상당의 재산과 4억원 상당의 채무를 남기고 사망하였다면 상속인들이 총 2억원의 범위 내에서 채무를 승계하는 것이다. 이 경우 각 상속인이 승계하는 재산과 채무는 상속분에 의하여 정하여진다.
상속인이 한정승인을 하려면 3개월의 기간 내에 상속재산의 목록을 첨부하여 가정법원에 한정승인의 신고를 하여야 한다(민법 제 1030조)


셋째, 포기는 상속인의 재산과 채무의 승계를 부인하는 것이다. 상속인이 포기를 하려면 3개월 내에 가정법원에 포기의 신고를 하여야 한다. 공동상속의 경우에도 각 상속인은 단독으로 포기할 수 있다. 


극중 피상속인인 금상수는 재산은 거의 없이 4억원의 채무만을 남기고 사망하였다. 금나라와 금은지가 단순승인을 한다면 4억원의 채무를 상속분에 따라 각 2억원씩 승계하게 될 것이다.
금상수처럼 재산이 거의 없이 채무만이 남아 있는 경우 금나라와 금은지로서는 포기를 하는 것이 가장 유리할 것이다. 
그러나 금나라와 금은지가 포기를 하려면 집의 가구들도 처분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민법 제 1026조는 상속인이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를 한 때에는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 쩐의 전쟁은 범죄공화국

법보다 주먹, 주먹보다는 쩐이 앞서는 세상이라는 대사에 걸맞게
극에는 다양한 종류의 불법이 난무하고 있다.


하우성(신동욱 분)은 금융회사인 블루엔젤을 인수하기 위해 계략을 꾸민다. 즉, 블루엔젤의 투자사인 소망은행을 통해 블루엔젤의 다른 투자사를 알아내어 투자금을 회수하게 하는 방법으로 블루엔젤에 자금압박을 준 다음 이를 헐값에 매수하려는 것이다.
하우성은 블루엔젤의 투자사를 알기 위해 소망은행 지점장에게 거액을 예치하여 지점 실적을 높여줄 터이니 투자사에 대한 거래정보를 알려달라고 요구한다.


지점장은 여직원인 서주희에게 거래정보를 빼내어 하우성에게 넘겨주라고 지시하고, 서주희는 처음에는 거절하였으나 1억원의 빚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 입원중인 아빠 생각에 생각이 바뀐다.
서주희는 하우성에게 거래정보를 알려주는 대가로 1억원을 달라고 요구하여 즉석에서 5,000만원을 받아 금나라에게 빚을 갚겠다면서 건네준다.
서주희는 컴퓨터에서 거래정보를 빼내어 씨디로 저장하나, 그 후 돈에 양심을 팔지 말라는 금나라의 조언에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씨디를 건네주지 않고 하우성에게 돈을 돌려준다. 

 

서주희는 궁극적으로 돈에 양심을 팔지 않고 마지막 자존심을 지켰다고 자위하고 있으나, 안타깝게도 서주희의 죄는 이미 완성되어 기수에 이른 상태...
형법 제357조 제1항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제 2항은 “제1항의 재물 또는 이익을 공여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서주희는 하우성으로부터 영업비밀을 알려달라는 부정한 청탁을 받고 5,000만원을 수령하였으므로 형법 제357조 제1항의 배임수재죄에 해당이 되고, 하우성은 형법 제357조 제2항의 배임증재죄에 해당이 될 것이다.
다만 서주희가 양심의 가책을 느껴 5,000만원을 즉시 돌려주고 씨디를 넘겨주지 않은 점은 정상참작사유가 되어 그리 중한 처벌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    


극 중 노숙자 조철수는 10만원을 받고 갈매기파의 김동구에게 대포통장을 개설해준다. 그 후 조철수는 김동구가 1억원을 대포통장에 입금시킨 사실을 알고 이를 모두 인출하여 소비한다. 
조철수가 우연히 자기 명의의 통장에 보관하게 된 1억원을 인출하여 소비한 행위는 형법 제355조 제1항 소정의 횡령죄에 해당될 수 있을 것이다. 

금나라의 어머니가 매일 석탑 앞에서 동전을 던지면서 가족들의 행복을 기원하였음에도 부친이 빚 독촉을 못 이겨 자살을 하고, 충격을 받은 모친까지 사망하자 금나라는 격분하여 도끼로 절의 석탑을 부수는데... 금나라의 행위는 형법 제366조 소정의 재물손괴죄에 해당되고 그 곳의 동전을 가지고 나왔다면 형법 제329조 소정의 절도죄로 처벌받게 될 것이다.
석탑의 관리인인 스님이 금나라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여 금나라는 유치장에서 석방되나, 재물손괴죄나 절도죄는 친고죄도 반의사불벌죄도 아니므로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표시는 정상 참작의 사유가 될 뿐이다. 


또 금나라는 자신의 아버지를 자살에 이르게 한 악덕사채업자가 자신이 함께 일하고 있는 마동포라는 사실을 알고 사무실에 있던 골프채를 손에 들고 사우나로 찾아가 마동포를 향해 마구 휘두르고, 도주하는 마동포를 추격한다.
그 때 마동포가 사력을 다해 도주하지 않았다면, 또 서주희가 온몸을 던져 금나라를 막지 않았다면 아마 마동포는 목숨을 보전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극에서 금나라는 입건되지 않았지만 금나라가 만일 마동포를 살해할 의도로 골프채를 휘둘렀다면 형법 제250조 제1항, 제254조에 의하여 살인미수죄를 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똘마니들이 금은지의 포장마차를 찾아와 손님을 내쫒고 마구 부수는 행위는 형법 제366조 제1항의 업무방해죄와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제2조 제2항, 제1항, 형법 제366조에 따른 재물손괴죄를 구성하게 될 것이다.


◇ 금나와라 뚝딱!


극중 대한민국은 무법천지다. “대한민국에는 법도 없나요“라고 울부짖는 서주희의 외침처럼 극에는 까칠한 욕망만 살아 움직일 뿐 법의 자취는 그림자도 없다. 온갖 불법이 난무해도 그 흔한 순찰차 한번 등장하는 일이 없다.
돈에 목숨 거는 인간 군상들의 부조리를 여과 없이 보여주기 위한 극의 구성상 필요하겠지만 법질서와 치안이 비교적 잘 유지되고 있는 우리의 현실에서는 그러한 불법은 단연코 용납될 수 없을 것이다.
불법의 열매는 달콤하지만 불법의 대가는 매우 혹독할 것이다. 부정한 방법으로 벌어들인 돈은 부정한 방법으로 잃기도 쉽다.


극은 돈의 가치에 올인하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극단을 보여주고 있다. 쩐의 철학인가? 말·말·말...
“남자는 상처를 남기지만 돈은 이자를 남긴다”, “사랑은 없다가 생기기도 하지만 돈은 절대로 없다가 생기지 않는다”, “돈이라는 것이 가만 보니 슬프게 생겼더라고요”, “돈은 굴려야 불어난다. 가지고 있다고 불어나는 것 아니다”, “10원짜리 하나에도 수백 수천의 인생이 묻어 있어”, “돈이 칼보다 무섭다”, “남의 돈에는 날카로운 이빨이 있다”, “돈은 힘이라고 생각한다”, “돈은 갚을 수 있는 만큼만 빌려야 빚이 되지 않는다”, “돈을 머리로만 버는 것이 아니라 깡으로 버는 것이다”, “돈 앞에 장사 없다”, “돈은 돌고 돌아야 한다 돌지 않으면 썩는다”...


노숙자 조철수는 자신이 팔아넘긴 대포통장에 입금된 돈 1억원을 찾아 순식간에 탕진해버리지만 금나라는 1만원의 종자돈으로 2억원을 벌어들인다.


“부자 돈쓰는 것 봤어?”라는 독고철의 대사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답게 살기 위해 필요한 돈의 의미와 가치에 대하여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돈 때문에 운명이 바뀌어 돈의 노예로 전락한 금나라의 운명은? 금이 정말 뚝딱 나올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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